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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해설
북미정상회담 해설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8.06.1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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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운전자론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 마련

장군멍군. 김정은은 역시 만많치 안았다.

12일 오전, 냉전의 보루 한반도 핵을 둘러싼 북핵 비핵화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진 싱가포르 센토사 카펠라호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역시 트윗을 날렸다. 정상회담 전이었다.

트럼프는 자신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회의론자들을 비난했다.

“협상은 매우 잘 진행된다. 진짜 합의가 이뤄질지 곧 알게된다”, “대선이후 주식시장은 40% 올랐다. 경제전반에 걸쳐 7조달러의 가치가 만들어졌다. 수십년이래 가장 낮은 실업률이다...”

, “루저들은 김정은과 회동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 중대한 손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질을 귀환시켰고 모든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다. ...”, “북한과의 협상에 근처에도 못가 본 사람들이 나한테 훈수를 두고 있다.”

엄청난 자신감과 자랑이 흐르고 넘친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은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정말 아직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일까? 그의 과도한 자신감은 역설적으로 회의론에 신뢰감을 높였다.

회담 전날(11일) 미국과 북한의 실무협상단은 세 차례나 만났다. 특히 마지막 실무협의는 북미정상회담을 10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북한전문가 정창현 박사는 전날 그의 페이스북에서 회담자체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부족한 신뢰관계를 실무협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짧은 시간이었고 트럼프의 회담취소라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에 와서까지 실무회담이 이어진 것은 그만큼 협상이 어려웠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정상회담 성사, 공동성명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한다고 했다.

두 정상간의 담판으론 제 아무리 트럼프, 김정은이라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과는 그랬다. 딱 그 정도였다. 트럼프는 끊임없이 자랑을 해댔지만.

그래서 결과는 큰데 작아 보였다.

그러나 그 의미가 퇴색하진 않는다.

냉전의 마지막 보루 한반도의 전쟁당사자, 북핵당사자 북한과 미국이 사상 첫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비록 CVID는 아니지만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고 종전선언문이 나올 태세다.

그렇다면 오랜 실무회담에도 다소 추상적인 결과만 나왔을까?

지나친 기대만 아니었어도 사실 매우 상식적인 결과다.

그리고 김정은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트럼프가 갑자기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밝혔을 때 북한은 이전과 달리 아주 예의바른 방식으로 회담성사에 최선을 다했다. 결국 북미정상회담은 다시 본궤도에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술은 다시 한번 스프트라이트를 받았다. 비난과 칭송이 엇갈렸다.

그럼에도 과연 세계외교가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북한을 이렇게 조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긍적적 평가가 적지 않았다. 문재인 부로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 이렇게까지 북한을 몰아붙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은이 확실한 주고받기, 즉 어느정도 단계별 비핵화과정에 동의를 받은 셈이다.

트럼프는 화끈하게 끝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사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으로썬 핵미사일 하나 갖고 여기까지 왔는데 트럼프만 믿고 일괄타결방식에 동의하기란 쉽지 않다.

트럼프의 장군에 한번 숨을 고르고 멍군을 한셈이다.

트럼프는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았다. 이는 산술적으로 이해에 득이 안된다.

본인이 결정한 자리다. 본인이 자랑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자리를 박차면 감당이 안된다. 결국 그는 상식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기본적인 사항에 합의하고 실무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다.

결국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하는데 그쳤다. 그렇지만 이는 절대 작지 않은 결과다.

트럼프는 북한이 먼저 내준 것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인질송환, 북한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이어 이날엔 북한 미군유해발굴도 약속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협의중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선물을 준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그간 북한이 가장 예민한 부분중 하나다.

그러면 트럼프가 말한 일괄타결안은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단계별 비핵화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예상보다 빠를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원하는 속도보다는 느릴 것이다.

한국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은 이미 깊숙이 한 무대에 섰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북한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고 라인이 두터운 문재인 정부가 할 역할이 많아 진 것이다.

우리는 트럼프라는 다소 독특한 리더를 만나 손쉽게 힘겨운 합의를 끌어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이 그리 녹록치 않은 셈이다. 북한으로서도 당연하다.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북한은 다시 한번 외교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운전자론은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진전이고 남북한의 관계를 본다면 결코 나쁘지 않다.

자꾸 과거를 망각한다. 엄청난 결과다.

회담하는 두 정상. 사진=위키백과
회담하는 두 정상.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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