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유입과 대응하고 있어
만일의 위험 대비해 예비적으로 유동성 조달
소형〮지역은행들 이번 위기에서 큰 영향 없어
[이코노미21 양영빈] 최근 미국 은행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자료가 필요하다. 연준이 제공하는 H.8는 미국내 은행을 자산 규모로 상위 25위(대형은행)와 그 밑으로(소형은행) 분류하고 있어 좀 더 자세한 현황을 살펴보기에 한계가 있다.
최근 뉴욕 연준의 연구원(스티븐 럭, 매튜 플로서)과 자문위원인 죠쉬 영거는 H8 자료 보다 더 상세한 자료를 통해 미국 은행의 예금 인출,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 등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이들의 연구 발표는 https://libertystreeteconomics.newyorkfed.org/2023/05/bank-funding-during-the-current-monetary-policy-tightening-cycle/에 있다(이하 보고서).
은행의 예금 인출과 자금조달
위 그림은 2022년 3월 8일(수직한 점선)을 기준으로 본 은행 전체의 예금(파란색), 자금조달(주황색)의 누적 변화이다. 예금은 그 동안 꾸준히 감소했으며 2023년 3월 8일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예금이 감소함에 따라 은행은 모자란 자금을 조달해야 했으며 예금의 감소한 만큼 비례해서 증가했다. 은행의 자금 조달은 연준(재할인창구, BTFP 등의 긴급 유동성 공급), FHLB(Advances 형태의 대출), 기타 민간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 이루어졌다.
위의 그림은 전체 은행의 상황을 보여준 것이다. 은행의 자산 규모별로 좀더 상세한 현황을 보기위해 저자들은 은행을 자산규모별로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 소형은행(자산규모가 50억달러이하),
- 지역은행(자산규모가 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 슈퍼 지역은행(자산규모가 5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
- 대형은행(자산규모가 2500억달러 이상)
기존의 연준 H8 자료에서는 상위 25위까지를 대형은행으로 나머지를 소형은행으로 분류했지만 저자들의 좀 더 세분화한 분류를 통해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를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은행위기가 발생한 3월 8일 이후의 움직임을 보면 대형은행(노란색)과 슈퍼 지역은행(주황색)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위기 발생 이후 슈퍼 지역은행의 예금 인출이 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유입과 대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금인출(Deposit Runoff)과 은행의 자금 조달(Borrowings)
위기가 발생하자 은행은 연준(주황색)과 연준이외의 창구(파란색)로부터 자금 조달을 했으며 3월15일의 자금 조달 금액은 63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당시의 예금 인출(검은색 실선)은 3600억달러 수준으로 은행이 만일의 위험을 대비해서 연준과 연준이외의 창구로부터 예비적으로 유동성을 조달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은행 자산 규모별로 본 3월 8일을 기준으로 한 자금 조달 금액이다. 슈퍼 지역은행(노란색)의 자금조달이 가장 컸으며 대형은행(주황색)의 자금조달 규모가 그 뒤를 이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소형은행과 지역은행의 자금 조달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준의 H.8 데이터로 분류한 소형은행과 대형은행 구분으로는 이러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지만 저자들의 분류에 따른 소형은행과 지역은행들은 이번 은행 위기에서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이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은행위기는 은행 전체에 만연한 위기이기 보다는 주로 슈퍼 지역은행에 국한된 또는 슈퍼 지역은행의 영업모델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은행 산업 전체의 체계적인 위험으로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