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익스포저 상당해 테일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
[이코노미21 이상훈]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테일리스크(tail risk)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테일리스크는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을 말한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22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년 지표상으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약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올해 초부터 무디스가 봐왔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의 개인신용대출,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상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손 연구원은 "낮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정부의 강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려할 때 직접적인 리스크 수준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약세가 장기화한다거나 지금의 회복세가 반전되는 경우에는 테일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가격과 관련해선 "지난 2004년이나 2009년의 주택가격 하락기와는 달리 현재는 금리상승기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지난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금리인하를 통해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면 현재 금리상승기에서는 그런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좀 더 크다"고 말했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총괄본부장은 “건설업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로 인해 내년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이라며 "경기부진이 장기화하고 금리상승, 공사 원가상승 등으로 PF 사업성도 저하되면서 우발 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