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리스하면 현금구매보다 저렴한데다 유동성 부담이 없습니다.
또 차 구입비, 각종 세금, 보험료 외에도 정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들을 전액 손비처리할 수 있어 유리하죠.”
서울대 경영학과 주우진(42)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강의’는 아니다.
자동차관리 전문업체 제스퍼오토의 대표이사로서, 운용리스의 장점을 ‘마케팅’하는 것이다.
자동차 운용리스는 차를 일정 기간 빌려주고 정비 등 관리도 도맡아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은 새 차를 1년반∼3년반의 계약기간 동안 사용한 뒤 운용리스회사에 차를 다시 넘긴다.
렌터카와 달리 번호판에 ‘허’자가 붙지 않는다.
원할 경우 차량 인수도 가능하다.
정비나 수리 서비스를 ‘도어 투 도어’로 제공하므로, 사용자가 직접 정비공장을 오가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수리에 시일이 많이 걸리면 다른 차가 제공된다.
주 대표는 산은캐피탈과 제휴해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운용리스 상품을 선보였다.
산은캐피탈이 차를 빌려주고, 제스퍼오토는 관리 서비스를 맡는다.
판매는 공동으로 한다.
제스퍼오토는 인천에 직영 정비공장을 비롯해 전국에 160여개의 정비소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리스를 통한 자동차 구매가 30%에 이릅니다.
” GE캐피털과 ABN암로 등은 각각 150여만대의 자동차를 운용리스하고 있으며, 자회사를 통해 차량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의와 사업에 시간을 3 대 1 정도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 CEO로서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 외에는 회사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연구와 강의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오히려 사업경험이 녹아들어가 강의 내용이 풍부해졌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주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 주립대 와튼스쿨에서 마케팅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MIT대 슬로언스쿨 등을 거쳐 1993년부터 서울대에 재직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우식 상무와 형제 사이이기도 하다.
그가 자동차 유통시장에 대한 관심을 사업화한 건 99년 9월부터다.
금호산업, SK글로벌 등 기업의 자본참여를 받아 제스퍼오토를 설립했다.
그 자신은 자본금 31억원 가운데 22%를 출자했다.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판매로 출발했다가, 이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자 차량리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세계그룹, 대우조선 등 법인 외에 의사, 변호사 등 개인사업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관리차량 대수가 300대를 넘어섰습니다.
” 임직원 18명이 올 연말까지 관리차량 수를 1200대로 늘려, 계약액 500억원에 순이익 40여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국내 운용리스 시장에도 신규 참여자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시장에 뛰어든 그가 학자와 CEO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