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한국주식시장 사상 최초의 2000포인트 돌파 이후 2008년 1월 한 달 만에 1,500포인트 대까지 붕괴하는 커다란 하락을 경험한 주식시장이 다시 2월중에 1,700포인트로 복귀했다.
이제 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고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하락의 흐름을 이어갈지 갈림길에 서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 주식시장의 방향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주식을 직접투자 하는 사람이겠지만, 간접투자가 일반화된 지금은 펀드가입자들도 무척이나 관심대상이다.
지금 영업점의 문의전화 중 절반 이상은 환매여부에 대한 질문인 것만 보아도 그 관심과 중요도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할 만하다.
주식시장의 예측은 참 어렵다.
왜냐하면 예측한대로 움직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운 좋게 한두 번 맞출 수는 있어도 절대 계속해서 맞추기는 힘들다.
그래서 주식을 신의 게임이라 한다.
그런데 게임이 아닌 투자를 하는 우리들은 주식시장을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 것이란 착각을 쉽게 하게 된다.
물론 자기 생각대로 주식시장이 움직일 정도로 신의 영역에 근접한 사람은 있겠지만, 아직 필자는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마 그런 사람은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이 굳이 대중 앞에 나타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식시장의 방향을 맞추는 일은 신에게 맡길 어려운 일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최근 펀드가입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이제 더 이상 하락은 없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한다.
특히나 펀드를 첨 가입한 사람들이 그런 확신을 더 하는 경향이 짙다.
미래에셋이 펀드시장의 70%를 장악한 한국펀드시장에서 과거와 다른 기관들의 힘을 매우 낙관적인 요소로 보는 견해이다.
물론 펀드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 왕따가 될 정도로 보편화된 지금에서는 돈을 가진 기관들에게 힘이 쏠리게 되어 있고 지금 그만큼 힘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을 무조건적으로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사람의 심리로 모든 법칙이 무너질 수 있는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자들의 심리가 바뀌면 주식시장의 방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우지수도 1000포인트 조정 시기 거쳐 현재 12,000포인트를 상회하는 미국시장과 2000포인트에 안착하지 못해 힘겨워 하는 한국시장을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미국시장에서도 사상 최초로 2000포인트 돌파이후 큰 홍역을 치룬 역사가 있다.
바로 1987년 8월 2,700포인트까지 상승했던 다우지수가 1987년 9월 단 한 달 만에 1000포인트 이상의 큰 조정을 받아 1,600포인트로 하락한 적이 있다.
이때가 미국시장도 간접투자가 활성화된 시점으로 볼 때 한국시장도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은 절대 없다.
주식시장에는 절대로 절대법칙이라는 것이 없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다.
투자하는 사람의 심리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잘 알듯이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이 상대방의 심리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선인들의 속담이 떠오른다.
이제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확신이다.
물론 지금부터 하락없이 상승만 지속되면 필자의 걱정이 기우로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예외의 경우가 연출되면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항상 반대로 움직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연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은 전에 없던 간접투자 상품의 붐이 일고 있다.
좋은 현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외국인들의 매수에만 의존한 한국시장이 이제 개인들의 자금으로 똘똘 뭉친 힘 좋은 기관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의 냄비근성에서 비롯된 군중심리가 너무나 짧은 기간에 파이를 키워놨다.
이것은 다시 말해 투자 상품에 대한 위험성과 사전지식 없이 그저 ‘누가해서 돈 벌었다’라는 소문에 의해 움직인 자금이라는 것이 너무나 위험스럽다.
사실 필자가 2~3년전 만해도 펀드 가입하고 주식하라고 주위에 권하면 다들 도둑놈 취급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 누가 그랬냐는 듯이 슬며시 자주 거래하는 금융기관에서 자세한 설명도 듣지 않고 본인의 의사로 펀드를 했다고 필자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이렇게 위험한 자산을 싫어하던 사람의 과거성향에 비해 간접투자를 처음해 보는 투자자들의 원성은 거의 없었다.
예를 들면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증권(투자자산판매위주의 상징적 비유)회사에서 멱살을 잡고 항의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지만, 아직 은행(안전자산판매위주의 상징적 비유)에서는 펀드 때문에 멱살잡이 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무조건 펀드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초보투자자가 많을수록 선진국과 같은 성숙된 투자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갭을 메우는 아픔이 필요할 듯하다.
이러한 갭을 줄이는 과정으로 엄청난 수익증권환매사태가 아프지만 나오는 것이 필요악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냉정해 져야할 것이다.
그저 펀드환매는 나오지 않는다는 안일한 단정보다는, 나올수도 있다는 예상과 함께 대비와 준비가 더욱 필요한 때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아픔없이 큰 상승이 절대로 저절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픔없이 상승만 지속되면 그 후유증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윤한진 교보증권 구로디지털금융센터 자산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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