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펀드 성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시류에 따라 각종 매체에서도 ‘수익률 높은 펀드 고르는 X가지 방법’ 등 다양한 선택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다.
마젤란펀드의 교훈 펀드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률도 증가할까? 과연 펀드의 적정규모는 존재할 것인가? 이러한 이슈에 대한 이해는 투자자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특히 근래에 대규모의 펀드유입이 발생한 대형펀드라면 더욱 그렇다.
과거 피델리티의 ‘마젤란(Magellan)펀드’는 펀드규모의 확대에 따라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는 고수익에 힘입어 한때 1000억 달러(약 85조)까지 규모가 커졌지만, 펀드가 커진 이후 4~5년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에 훨씬 못미쳐 환매 요청에 시달려야 했다.
10억달러 이하를 운용하던 때와 같은 뛰어난 수익률을 창출하지 못했던 것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국내 대형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대체로 우수한 편이지만 펀드가 지나치게 커지면 오히려 수익률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표-1>을 보면 알 수 있듯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상품들 중 수익률 상위 10위에 속한 상품이 하나도 없다.
이는 펀드규모와 수익률 순위가 별개라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이미영 부천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는 최근 발표한 “펀드의 성과와 규모에 관한 연구;펀드의 최적규모는 존재하는가?”라는 논문에서 “2002년 1월부터 2007년 6월말까지 60개월 간 총 517개의 국내 펀드를 대상으로 펀드성과와 펀드규모에 대해 실증분석을 진행한 결과 수익률이 설정액 규모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년 장기수익률 역시 마찬가지 였으며 3년 장기수익률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커진 대형펀드의 경우 이후 수익률 순위가 뒤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물론 펀드의 규모와 성과와의 관계에 대한 학계의 연구결과는 명확하지 않다.
해외의 경우 펀드규모와 수익률이 비례 혹은 반비례 곡선을 그린다는 찬반 양론은 물론 양자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규모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한 관계자는 “펀드메니저들이 운용하기 좋은 규모는 보통 500~5000억원 사이”라고 말한다.
펀드가 커지게 되면 지나치게 많은 자산에 의해 관리상 어려움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해진다는 지적이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이미영 부천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 “수익률 최적화 규모는 700~1000억원”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펀드매니저나 자산운용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사의 브랜드와 과거 운용실적에 도취돼 남들을 따라 무작정 선택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최근 이미영 부천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는 최근 펀드의 규모가 크다고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펀드 규모 역시 일정정도까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률 실현이 가능하지만 어느선 이상이 되면 오히려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의 원인은 ‘시장충격비용’과 관계가 깊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 펀드시장의 팽창에 따라 펀드규모와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검증하고자 했다. 만약 연관이 있다면 어떤 모양일지 증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2002년 1월부터 2007년 6월말까지 60개월 간 총 517개의 국내 펀드를 대상으로 펀드성과와 펀드규모에 대해 실증분석을 진행했다.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프로 표현한다면? 펀드규모와 수익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직선이 아닌 2차 함수와 같은 곡선이 도출됐다. 즉 규모가 클수록 수익률도 높은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후엔 수익률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결국 효율성의 문제인데 펀드 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규모의 경제가 통용되지 않았다. ▲연구결과 최적의 수익률을 위한 적정수준은 어느정도였나 2차 함수의 꼭지점, 즉 최적의 펀드 규모는 772억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년도를 통제했을 경우 1178억원 규모로 계산됐다. 넓게는 700억에서 1000억원 사이다. ▲원인을 설명해달라 ‘시장충격비용’이 초래되거나 이 비용의 회피 또는 지연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펀드를 운용하다보면 유동성 악화를 유발하는 대규모 주식에 대량매수와 매도가 쉽지 않다. 규모가 큰 펀드인 까닭에 그 중 일부의 거래만으로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은 불리한 경우 거래를 연기하거나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운용의 민첩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수익률이 지수등락과 비슷한 인덱스펀드화 현상이 나타나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또, 시정 조성자들의 정보 불균형 문제,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증가하기 때문에 각종 비용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문제도 있을 것 같다. 흐름 또는 유동성의 문제이기도 한데 일반적으로 펀드 규모가 커지면 투자 종목수도 증가한다. 자금 유입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수익률을 저해할 수도 있다. ▲펀드시장에 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등 대형화가 심심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데 의외의 결과다. 펀드의 절대적인 크기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끌기가 쉽다. 펀드의 규모가 클수록 광고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고 언론을 통해 주목을 받게 된다. 쏠림현상이라고 표현하지 않나. 향후 투자자들은 펀드를 선택할 때 최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적정규모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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