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유럽 리스크'…국내 증시 영향은?
올들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흐름에 역주행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 및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로 연일 조정을 받고 있는 코스피에 이번엔 '유럽 리스크'가 밀어닥쳤다.
10일 외신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주 스페인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불법 정치 자금 논란에 휘말렸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에서는 3위 은행인 몬테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구제금융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뉴욕 증시는 1% 가량이나 하락하며 유럽권 정치 불확실성을 키웠다.
2월말 이탈리아 총선(24~25일)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가 펼쳤던 재정 긴축에 대한 중단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선거 전까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자유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몬티 전 총리의 긴축정책이 중단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스페인의 경우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사회당(제1야당) 역시 현재의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최근 부각된 부패 스캔들이 정권 교체 압력으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이탈리아는 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유로화 강세도 주의 깊게 지켜볼 사안이다.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의 경상수지나 무역수지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럽 리스크'에 대해 아직은 경계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리스크의 재부각은 정치리스크, 은행주의 실적부진 우려 등은 유로존의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위험이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유럽의 리스크 지표가 안정돼 있고 은행간 금리시장 정상화, 스페인 은행 유동성 개선 등 2012년 하반기 이후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도 지속되고 있다"며 "유럽의 변화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지만 경계 이상의 과도한 비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연구원 역시 "1월말 이후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시는 정치적 이슈로 8%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기술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인 모습"이라며 "이번 하락으로 단기 과열이 해소됐으며, 지지선에 도달한 상태로 재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조기 총선이 예정된 2월은 이탈리아의 국채만기 도래 규모가 연중 가장 높은 시기와 중첩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탈리아 및 유럽 부채과다국의 국채시장에 반영될 개연성이 있다는 점은 경계요인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