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ㆍ조선ㆍ철강 '황사주의보'

대한상의 2분기 산업기상도…정보통신 '쾌청', 건설업종 '雨'

2013-04-02     신승훈 기자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정보통신, 조선, 철강 업종에 중국발 황사주의보가 발령됐다. 중국기업들의 매서운 추격세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0개 업종별 단체와 공동으로 ‘2013년 2/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정보통신 업종은 ‘맑음’으로 전망됐고 자동차·기계·정유·석유화학·섬유·철강 등 6개 업종은 ‘구름조금’, 조선은 ‘흐림’, 건설은 ‘비’로 전망됐다.

올 2분기에는 정보통신과 자동차 업종의 호조세가 지속되며 건설업종도 종합부동산대책 발표에 힘입어 4월이후 점차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동차‧조선‧건설시장에 자재를 공급하는 ‘철강’업종, 자동차‧반도체부문의 후방산업인 ‘기계’업종은 ‘흐림’에서 ‘구름조금’으로 한단계 올랐다. 섬유업종 역시 한-미와 한-EU FTA 혜택이 확대된데 이어 한-터키 FTA체결 혜택까지 기대되면서 한단계 올랐다.

정보통신업종은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장 쾌청한 업종으로 전망됐다.

2분기는 갤럭시S4 등의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분야에서 신제품이 다수 출시될 예정이고 반도체 단가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출은 1분기에 비해 약 3.8%, 내수는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새정부가 정보통신분야를 창조경제의 원천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점도 호재다. 다만 중국이 기술격차를 좁히며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이머징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자동차업종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소형차 부문의 호조가 기대된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신흥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어 수출이 1분기 대비 3.6%, 내수는 11.4% 가량 늘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가계부채로 인한 구매력 위축과 수입차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간연속 2교대제가 본격 시행되는 점 등은 2분기 성장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정유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조사됐다. 중국, 동남아, 인도 등의 신흥국이 꾸준히 성장하고 유가가 100달러 내외로 유지되는 등 대외여건 안정돼 실적호전이 기대된다. 수출량도 4.1% 가량 늘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휘발유 가격 2000원(리터당) 상회시 알뜰주유소를 통해 1800원에 공급할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내수 전망은 다소 어둡다.

석유화학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조사됐다. 3~5월은 중국의 생산가동률이 늘어나고 여름섬유수요가 많은 계절적 성수기여서 대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산업인 섬유업종이 지난 분기보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반면, 중국의 자급화가 석유화학제품에서도 진전되고 있어 수출상승폭은 전분기 대비 1.6%에 그치고 내수는 4.5% 늘 전망이다.

기계업종은 ‘흐림’에서 ‘구름조금’으로 한단계 올랐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시진핑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은 1분기 대비 13.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 반도체 등 전방산업에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어 내수도 18.9%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엔저영향으로 일본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수출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도 구름이 걷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방수요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업종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추경 기대감으로 내수는 2.6% 증가하고 수출도 4.5% 늘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철강재고가 누적되어 2분기 대대적인 물량공세가 예고됨에 따라 내수시장 잠식이 예상된다.

섬유‧의류업종도 한단계 오른 ‘구름조금’으로 조사됐다. 한미 FTA 효과가 가시화되고 유럽시장 공략의 교두보라 할 수 있는 터키와의 FTA가 2분기 발효될 전망이어서 섬유수출은 전분기 대비 13.3%, 의류는 1.6% 늘어날 전망이다. 패션아울렛을 중심으로 아웃도어제품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어 내수의 경우 섬유 3.5%, 의류 4.5%가량의 증가가 예상된다.

조선업종은 1분기와 마찬가지인 ‘흐림’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주가 3년래 최악이었던 조선업종은 올해 선박발주량이 늘면서 ’11년 - 2.4%, ’12년 - 9%대로 낙폭이 컸던 선박신조가격지수도 지난 2월 0.1%로 멈춘 상태다.

불황 장기화로 선박효율화에 대한 대체수요가 늘고 있고 해양플랜트,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LNG선 수출도 꾸준하다. 이 때문에 이르면 하반기 조선경기가 불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과의 수주경쟁이 치열하고 해운경기 악화도 2분기 사정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4조4000억원으로 공사수주액이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건설업종은 2분기 ‘비’로 예보됐다. 지난해 상승세를 이끌었던 도시형생활주택과 지방분양시장도 과잉공급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부동산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있다.

시공능력 100위 이내 업체중 21개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인 상황이어서 당장 큰 폭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추경예산의 상당부분이 SOC 건설에 할당될 것이라는 예상과 종합부동산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향후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건의사항으로 ‘엔저대책 마련’(기계), ‘주간연속 2교대근무제의 안착’(자동차), ‘회사채 만기연장 및 신규발행 지원’(조선‧건설)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박종갑 상무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추경편성 등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경제계 전반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경기불황이 심각한 것 또한 사실”이라며 “경기회복의 불씨를 잘 지피고 그 온기가 내수기업과 중소기업 부문에까지 잘 전달되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정부지원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2013년 1/4분기 실적과 2/4분기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나쁨, ‘비’는 매우 나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