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돌풍, 글로벌 진출은 글쎄?

‘카피’로 저렴하게 생산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시 ‘특허전쟁’ 불가피

2014-11-05     양경모 기자

최근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부문에서 부동의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업체 ‘샤오미’가 1위를 달성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1위 탈환으로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과 ‘애플’의 아성을 뒤흔들만한 충분한 기반을 다졌다고 느껴진다. 샤오미는 특히 자국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신흥시장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한 발자국 다가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높기만 하다.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순간, 애플 등 제조업체들이 지금같은 무대응 방침을 깨고 적극적으로 샤오미를 공격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저렴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글로벌 시장의 스마트폰 가격의 30%는 로열티로 구성돼 있다. 삼성과 애플도 마찬가지로 여러 제조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며 가격을 책정해 시장에 나온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 원천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상당수 특허를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샤오미는 이른바 ‘카피’를 통해 자사제품을 마음껏 양산할 수 있었다. 샤오미가 ‘짝퉁 애플’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도 애플에 아무런 로열티 지급 없이 디자인을 포함한 여러 특허를 무시하고 베끼기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정부가 노골적으로 자국기업 감싸기까지 해주니까 여기에 힘입은 샤오미는 자국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라는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이렇게 샤오미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상당부분 특허를 침해당한 애플은 샤오미에 대해 아무런 견제를 하지 않았다.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겠다는 생각, 두 번째로는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순간 심장을 겨냥할 비장의 한발인 ‘특허 전쟁’이라는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순간 ‘특허 전쟁’을 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수시장까지는 참을 인(忍)자를 수백번 써내려가며 참았지만,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애플로서는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기 때문에 엄청난 공세를 취할 것이 자명하다. 샤오미의 제품군 상당수는 대부분 애플의 특허를 베낀 것이기 때문에 ‘특허 전쟁’이 시작된다면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샤오미 입장에서는 특허에 웃다가 특허 때문에 울상을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성장에서 엄청난 도움이 됐던 ‘특허 무용론’이 글로벌시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샤오미의 미래가 칠흑같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샤오미는 ‘짝퉁 애플’ 등 여러 가지 오명을 들으면서 성장해 왔지만, 항상 혁신적인 시도를 꾀하며 무엇인가를 해내던 기업이다. 샤오미가 글로벌시장까지 진출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 같이 수두룩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섣불리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간 뭇매를 맞으며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차근차근 글로벌시장으로의 도약에 걸림돌을 제거하며 미래 글로벌시장 진출을 향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