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정의에 따라 한국 위상 달라질 수 있어
해양산업을 이해하자④-선박, 상선 군함 어선 특수작업선으로 구분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조선산업이란 단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우리에게 더 이상 조선에 대한 비젼은 없는 것인가? 구조적으로 우리나라가 조선을 주도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조선에서 더 질적 향상이 필요한 해양플랜트로 이전하였기 때문에 이제 조선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어진 것인가?
조선산업에 대한 정의에 따라 우리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조선 국가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 같다. 또한 그 정의에 따라 조선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조선을 잘 이해하고 정의함으로써 과감히 조선산업이 성장동력인지 아닌지 미래를 우리 스스로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조선역사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고 조선의 종류에 대해 알아본다.
선박의 기원
배의 시작은 BC 6,000년 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석기시대에는 숲에 자연적으로 쓰러 넘어진 통나무를 토막 내어 호수, 강, 바다에 띄어 이동수단으로 활용하였고, 신석기시대에는 나무를 엮어서 원시적인 배로 고기를 잡거나 이동수단으로 활용하였다. 강이나 바다에서 어로, 채집, 채취 활동을 할 때, 강을 건너야 할 필요를 느낄 때, 바닷가에서 섬으로 왕래하거나 섬과 섬 사이를 왕래할 필요를 느낄 때, 이동 수단으로 원시적인 배를 사용하였고 이 시기가 BC 6,000 ~ BC 4,500 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해의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지의 배 그림 암각화는 대개 신석기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에 그린 바위그림이 1971년에 경상남도 울주군 언양면 태화강 상류의 반구대에서 발견되었다(동국대학교 조사 1971-1972). 반구대 암각화의 그림에는 모두 3척의 배가 보이는데, 가야시대의 배 모양 토용과 신라시대의 배 모양 제사용 토기의 모양과 비슷하다. 또한 스칸디나비아, 이집트, 그리스, 페니키아의 석기시대 배 모양과도 비슷하다. 동서양의 암각화를 서로 비교해 보면 그리는 기법이나 그림의 내용에 있어서 서로 공통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는 Raft(뗏목), Dugout(쪽배), build up ship(조립선)으로 진화하였다. 두 아름드리가 되는 굵은 나무를 구해서, 돌과 불을 이용하여 나무의 속을 파내어 Dugout(쪽배)를 만들었고, Dugout(쪽배)에는 다음과 같은 발달 단계를 거치면서 조립선으로 발전하여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퉁궁이 또는 매생이라고 하였다.
통나무 쪽배 다음으로 준 구조선인 봉합선이 발명되었다. 통나무 쪽배의 제6발달 단계에 속하는 것으로서, 외쪽 통나무 쪽배를 바닥 판으로 하고 쪽배의 양현 쪽에 판자를 덧붙인다. 이 때 판자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가죽 끈이나 칡넝쿨로 엮은 동아줄을 꿰어서 조립한 배를 조립 봉합선(Stitched Boat)이라고 한다.
나일강 유역에서는 ‘암바체’ 가지를 잘라 다발로 엮어서 [암바체 뗏배]를 만들었고, 피지 섬에서는 대나무를 칡넝쿨로 엮어서 [대나무 뗏배]를 만들었다. 인도의 코로만델 해안에서는 서너 개의 나무토막을 칡넝쿨로 엮어서 ‘카타마란’이라고 하는 뗏목배를 만들었고, 우리나라의 동해안에서는 대 여섯 개의 오동나무 토막을 칡넝쿨로 엮어서 ‘토막배’라는 뗏목배를 만들었다. 제주도에서는 구상 나무로 ‘태우’라는 뗏목배를 만들었다.
티그리스강에서는 동물의 가죽에 바람을 넣은 공기 자루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나무 가지로 소쿠리 모양으로 틀을 짜고 겉에는 동물의 가죽을 씌워 강이나 호수, 해안에서 이것을 타고 낚시를 하였는데 이것을 그린랜드에서는 ‘우미악’, 영국에서는 ‘코라클’, 제주도에서는 ‘비럭’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후에 카누우(Canoe)로 발전되었다.
통나무의 속을 파내서 만든 통나무 쪽배는 스칸디나비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우리나라 그 외 세계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 사용되었다.
선박의 종류
선박은 사용목적에 따라 상선, 군함, 어선 및 특수작업선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상선은 여객 또는 화물을 운반하여 운임수입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선박을 말하며, 이는 다시 화물선, 화객선, 여객선으로 구분한다.
◆ 화물선
화물선은 화물의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선박으로 거주설비를 간소화 하고 선창을 크게 하여 하역설비에 중점을 두어 일시에 대량의 화물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화물선은 운송화물의 종류에 따라 크게는 원유와 석유 화학물 등을 운송하는 유조선과 철광석·곡물 등을 운송하는 건화물선과 두가지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겸용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유조선 종류에는 원유를 운송하는 원유운반선(Crude Oil Tanker), 정유한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정유운반선(Product Carrier), 특정 화학제품을 운송하는 화학제품운반선(Chemical Tanker), 가스류를 액화시켜 운송하는 가스운반선(Gas Carrier) 등이 있다. 가스운반선은 LPG(Liquefied Propane Gas), 에틸렌, 액화 암모니아 등을 주로 운송하는 배이다. LNG(Liquid Natural Gas)를 운반하는 배는 특별히 전용선으로 만들게 된다.
건화물선 종류에는 곡물이나 광석 등의 비포장된 건화물을 운송하는 산적화물선(Bulk Carrier), 여러가지 물품을 함께 운송할 수 있는 일반화물선(General Cargo Carrier), 적하역 작업을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하기 위하여 화물을 컨테이너에 넣어 운송하는 컨테이너선(Container Ship), 각종 건화물과 컨테이너를 함께 운송할 수 있는 다목적 운반선(Multi Purpose Cargo Carrier) 외에 차량운반선(Pure Car Carrier), 냉동선(Reefer Vessel) 등 각종 특별한 목적의 배들이 있다.
◆ 원유운반선
원유운반선은 천연의 가공하지 않은 원유를 용기에 넣지 않은 상태로 배에 직접 실어서 수송하는 배이다. 이제까지 유조선의 선체 구조는 화물창 벽이 곧 선체 외판이 되는 단일 구조였으나, 1983년부터 발효된 ‘선박으로부터의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약’에 따라 화물 탱크의 보호적 배치가 취해지면서 바닥과 외판의 구조가 변하게 되었다. 또한 1989년 알래스카 연안에서 발생한 초대형 유조선 엑슨발데즈 호의 좌초사고에 의한 다량의 기름 유출 이후, 1990년 미국 연안을 항해하는 유조선에 대해 이중선체화를 의무화시키는 법안이 제정되었고,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새로 짓는 유조선의 경우 이중선체구조 방식을 의무화하였다.
유조선은 2차대전 당시만 해도 1만 6,000톤 정도의 원유를 싣는 선박이 가장 컸으나, 그 후 점점 커져 1968년 30만 톤급 유조선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가 등장하였고, 이제는 45만 톤급 유조선 ULCC(Ultra Large Crude Oil Carrier)가 만들어졌다. ULCC의 경우 전장 380m, 형폭 68m, 깊이 34m 나 된다.
유조선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화물선에서는 조타실과 거주구, 기관실이 모두 배 뒤쪽에 있다. 전방과 중앙부에는 화물 탱크들을 배치하고, 이 화물구역의 최전방과 최후방에는 안전상 코퍼댐(Cofferdam)을 설치하거나 빈 공간을 만들어 다른 구역과 격리시킨다. 선수부에는 창고, 밸러스트 탱크 등을 배치하고, 선체 중앙부에는 전용 밸러스트 탱크를 배치하여 만재시 선체의 굽힘 모멘트를 감소시키고, 공선 항해시는 이 탱크에 바닷물을 채워 필요한 흘수(吃水)를 얻으며, 또한 선체의 굽힘 모멘트를 줄인다.
화물구역은 보통 종격벽(縱隔壁)에 의해서 3열로 나누어져 중앙의 센터 탱크 열과 좌우의 윙 탱크 열로 구분되고, 이들 탱크 열은 다시 몇 개의 횡격벽(橫隔壁)에 의해 구획되어 각각 독립된 센터 탱크들과 윙 탱크들이 된다. 화물용 펌프는 대개 2∼4개를 가지며, 이들은 총 합계능력이 만재 화물유를 20시간 내외에 하역할 수 있는 대형 펌프들이다.
유조선은 수송화물의 청결도에 따라 원유나 중유를 수송하는 더티 탱커(Dirty Tanker)와 가솔린, 경유 등을 수송하는 클린 탱커(Clean Tanker)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한 유조선은 운항해역에 따라 내항 유조선과 외항 유조선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내항 유조선은 정제유 및 화공약품의 연안수송에 사용되는 수백 톤급의 작은 것이 많고, 외항 유조선은 원산지에서 소비지로 수송되는 원유, 정제유 등을 대량으로 실어 나르는 것으로써 그 크기는 수천 톤급에서 수십만 톤급에 이른다.
◆ 가스운반선
액화 암모니아, LPG, 에틸렌 등을 운송하는 가스운반선은 가스를 비등점 이하의 온도로 낮춰서 액화하여 운송하는 배이다. 암모니아의 비등점은 -33℃, LPG의 비등점은 -42℃, 에틸렌의 비등점은 -104℃이므로, 이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가스를 보관하는 탱크는 저온에 강한 니켈강을 쓰게 되며 완벽하게 용접해야 하고, 큰 냉동기와 보온설비도 필요하다.
LPG선은 석유가스를 액화시키는 방법에 따라 저온식 LPG선과 가압식 LPG선이 있다. 가압식은 선체에 설치된 압력용기에 상온의 가압된 액화 석유가스를 수송하는 것으로 연안수송에 이용되며, 수천톤 이하의 소형선에 이용된다. 저온식은 대기압과 거의 같은 압력에서 냉각시켜 수송하는 것으로 대량 수송에 적합한 방식이다. 오늘날 6만 톤 정도의 수송능력을 가진 저온식 LPG선이 많이 취항하고 있으며, 대형화 되고 있다.
◆ LNG원유운반선
LNG선은 천연으로 생산되는 비석유계 천연가스를 액화한 것을 운반하는 배이다. LNG는 메탄 성분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메탄은 비등점이 -162℃이기 때문에 냉각하여 액화한 메탄을 운반한다. 액화가스를 배 안에 설비된 초(超)저온 탱크 안에 저장해야하므로, 탱크 주위를 두꺼운 방열재로 보호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LNG선은 만들기가 어려운 선박 중의 하나이다.
LNG선에서 액화가스를 저장하는 화물창의 종류에 따라 모스(Mmoss) 형식과 멤브레인(Membrane) 형식이 있는데, 모스 형식은 직경 40m 가량의 둥근 공 모양의 탱크를 두꺼운 알루미늄으로 별도로 만들어 배 위에 설치하는 형태이다. 멤브레인 형식은 별도의 탱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화물창 벽에 보온을 잘한 후 그 보온 표면에 특수한 금속판을 붙이는 것이다. 다음의 그림은 모스 형식과 멤브레인 형식의 LNG 운반선을 비교하고 있다.
탱크를 알루미늄 등 특수 소재로 만드는 것은 극저온 상태에서는 일반 금속의 취성(깨어지는 성질)이 크게 증가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탱크가 선체와 연결되는 지지대나 배관에도 큰 온도차로 인한 수축과 팽창이 우려되므로 잘 만들어야 하며, 이로 인한 균열과 파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 산적화물선
산적화물선은 화물을 포장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싣고 수송하는 화물선이다. 기름을 싣는 배를 산적 액체화물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이는 일반적으로 유조선이라 부르고, 대부분의 경우 산적화물선이라 하면 곡물과 광석 등을 싣는 건화물선 만을 산적화물선이라 부르고 있다. 보통의 배에서는 하층의 화물이 짓눌리지 않도록 중갑판으로 사이를 막지만 벌크 화물선에는 칸막이가 없고 땅딸막한 형태를 한 것이 특징이며, 따라서 그만큼 배의 가격도 싸다. 또한 원료운반이 주요 임무이기 때문에 수송비를 낮추기 위해 경제속력으로 항행하며, 선체가 점차 대형화 되고 있다.
대부분의 산적화물선은 곡물, 광석 또는 석탄 등의 화물을 함께 취급한다. 예를 들어 곡물의 경우 연중 일정한 화물이 나오지 않고 수확시기에 따라 변동될 수밖에 없으므로 전용선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한 종류의 특정화물에 한하지 않고 다양한 산적화물의 물동량에 맞추어 운송한다. 화물의 특성에 따라 싣고 내리는 장치 등을 특별히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광석의 경우 비중이 크므로 화물의 중심이 낮아져서 동요주기가 짧게 되기 때문에 배의 형상과 강도면에서 특수한 구조로 건조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용선을 두기도 한다.
또한 공선항해의 비율을 낮추기 위해 편도는 원유, 나머지 편도는 광석을 운반하는 광석·원유겸용선(Ore/Oil Carrier) 등의 겸용선도 있다. 한 예로 쿠웨이트에서 석유를 유럽으로 운반하고, 배를 아프리카로 회항시켜 철광석을 싣고 한국으로 운반하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의 산적화물과 원유를 실을 수 있는 다목적 겸용선으로 광석·산적·원유겸용선(Ore/Bulk/Oil Carrier, OBO선)이나 자동차와 각종 산적화물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자동차·산적겸용선(Car/Bulk Carrier)이 출현하기도 하였다.
◆ 컨테이너선
컨테이너선은 주어진 선박의 갑판 아래와 갑판 위에 컨테이너를 적재하여 수송하는 배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로 발전한 수송방식으로서 당초에는 주로 미국의 시랜드사(Sealand)와 매트손 내비게이션사에 의하여 개발되었는데, 해상수송의 혁명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하역시간을 단축하고 하역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잡화 또는 소포를 넣은 규격용기, 즉 컨테이너를 수송할 수 있도록 한 배이다. 컨테이너선의 종류로는 컨테이너를 전문으로 수송하는 특수한 구조의 풀컨테이너선과 선창의 일부를 컨테이너 전용으로 만든 세미 컨테이너선의 두 종류가 있다. 컨테이너를 싣는 방법에 따라서 적재한 차량이 선박의 측면 또는 선미에 설치한 현문을 통해서 선내로 들어와 짐을 부리는 롤온 롤오프(Roll-On Roll-Off) 방식의 선박과 컨테이너를 선박 또는 안벽에 장치한 기중기로 들어서 배에 싣는 리프트온 리프트오프(Lift-On Lift-Off) 방식의 선박으로 나뉜다.
롤온 롤오프 방식의 배에서는 최상갑판을 포함한 전선창이 다층 갑판으로 이루어져 트레일러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스페이스로 이용되고 있다. 컨테이너는 트레일러나 포크 리프트에 의해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는 램프를 통하여 수평으로 하역된다. 이 선박의 결점은 재래정기선 보다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거리 운송에서는 하역시간의 단축이나 하역비의 절감으로 이러한 결점을 상쇄할 수 있어 오래 전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리프트온 리프트오프 방식의 배에는 컨테이너가 전후좌우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컨테이너의 네 귀퉁이에 수직으로 레일이 장치되어 컨테이너가 그 안에 격납되도록 설계된다. 또한 갑판상에도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구조로 건조된다. 이러한 구조의 배에는 자체 크레인이 없으므로 육상의 크레인으로 적하역을 하게 된다.
컨테이너선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TEU를 쓰는데,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란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를 뜻한다. FEU(Forty-Foot Equivalent Unit)는 길이 4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를 말한다.
(자료인용: 국립해양조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