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만장일치 통과
자치 훼손시 홍콩에 대한 무역특혜 철회…“우리는 농담하지 않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 막바지 협상, 트럼프 서명 변수될까?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하원에 이어 미국 상원도 홍콩의 자치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전폭 지지하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 상원은 11월19일 아무런 반대 의견이 없이 표결 처리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구두 의결했다. 하원은 지난 10월15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상원 법안은 하원으로 넘어가 두 법안의 미세한 차이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단일안을 도출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게 된다.
상․하 양원에서 아무런 반대 없이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이유로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하 양원을 통과한 두 개의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은 반환 이후에도 중국 본토와는 별개의 실체(seperate entity)로 계속 대우하며 민감한 기술에 대한 접근, 미국 달러화와 홍콩 달러화의 자유로운 교환, 관대한 비자 발급 등 과 같은 특혜를 홍콩에 제공할지를 해마다 재확인하고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는 동일하다. 중국이 반환받는 조건으로 약속한 홍콩의 자치가 실제로 보장되고 있는지를 해마다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홍콩의 자치와 자율을 침해하는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와 자산동결 등과 같은 제재 부과도 동일하다.
차이는 상원 법안에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이 홍콩을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상무부가 의회에 해마다 보고하고, 홍콩 시민을 중국으로 송환하는 법률이나 국가보안법을 제정할 경우 미국‐홍콩 범죄인 인도조약을 파기할 것인지를 평가하고 미국 시민과 국가안보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방안을 의회에 보고하는 내용 정도다.
두 법안의 조정은 하원이 상원 법안을 그대로 채택하거나, 조정을 거쳐 도출한 단일안에 대해 상․하 양원이 함께 표결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후자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편이다. 법안을 주도한 상․하 양원 의원들은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하원의원 크리스 스미스는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 법안은 ‘시진핑이 치를 대가가 있음’을 확인하는 조항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농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와 별개의 실체로서 홍콩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미국이 철회한다면, 중국의 역외 금융센터로서 홍콩의 가치는 치명적으로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증시를 통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자본 조달은 힘들어질 것이고, 홍콩 증시에 등록된 국영기업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할 것이냐다.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11월19일 언론과 회견에서 “대통령은 어떠한 폭력이 있거나 홍콩 문제가 적절하고 인간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중국과 무역합의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1단계’ 합의를 향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하지 않고 묵혀두는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중국 외교부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강한 대응조처”가 있을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법안이 넘어올 경우 신속히 서명할지, 아니면 시간을 끌지 트럼프가 얻건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