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 가능성 20% 미만 신탁 상품 은행 판매 허용
원금 20~30% 이상 손실 볼 수 있는 상품은 판매 불가 저위험 상품 기준 두고 당국과 은행권의 공방 지속될 듯
[이코노미21 신만호 선임기자] 대규모 손실 사태를 빚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에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 미만인 상품은 은행에서 판매가 허용된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 20% 미만의 기준과 ‘저위험 신탁’ 상품의 정의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은행이 원금 20~30%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을 사모펀드와 신탁에서 팔 수 없다는 투자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은행권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했으며, 이번 판매 허용기준은 이같은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금융위는 모든 신탁이 판매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며, 안전자산을 나눠 담아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 미만이 되는 신탁은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정부 규제에 반발하는 이유는 정부가 애초 발표한대로 투자자 보호 대책이 마련되면 4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주가연계신탁(ELT) 시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저금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의 하나로 주가연계신탁 상품을 판매해 왔다. 이 상품은 일반적인 예적금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과 은행의 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 은행들은 주가연계신탁 상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주가연계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고위험 상품에 대한 정부 규제가 논의돼 왔고 정부는 원금 20~30% 이상 손실을 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금융위의 해명으로 모든 신탁 상품의 판매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지만 저위험 상품의 기준을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국의 입장대로 ELS에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이면 상품의 안정성은 높아지겠지만 수익률은 떨어져 투자자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