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자 전파 가능성은

케르코브 WHO 신종질병팀장 “전파 가능성 매우 낮다” 논란 일자 “아직 모르는게 많다”고 한발짝 물러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감염의 35%가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

2020-10-20     임호균 기자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재확산하면서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증상자는 코로나에 감염돼도 증상이 없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지 않는 한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무증상자도 엄연한 감염자이므로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은 아직 명확치 않다. 나라에 따라 무증상자에 대한 확진자 분류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무증상자도 확진자로 분류한다. 반면 중국은 무증상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른 나라들이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도 무증상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무증상자가 검사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 무증상자가 PCR검사를 받으려면 보험적용이 안돼 1회에 2~4만엔을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 무증상자는 아무런 격리조치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무증상자를 확진자로 분류할지와 격리 여부는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과 연관돼 있다. 무증상자가 전파 가능성이 높다면 이들을 확진자로 분류하고 격리하는 등의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 ‘조용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반면 무증상자가 전파 가능성이 낮다면 격리조치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증상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WHO 신종질병팀장은 지난 8일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그는 9일 전날 발언은 소수의 연구에 기반한 것이라며 무증상 확진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에 대해 아직 모르는게 많다고 해명했다. 다만 집단감염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 나라들의 데이터를 보면 무증상자가 2차 전파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며 이런 추이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증상자는 각국 방역당국에게 곤혹스러운 문제다. 무증상자 비율이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당혹스럽다. 한국의 경우 집단감염 사례에서 8~30%가 무증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30~59%가 무증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증상자가 전파를 일으킨다는 주장도 많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의 35%가 무증상자에 의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방영당국도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일반 환자보다 전염력이 낮다는 것이지 전파력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방역당국은 무증상 감염자의 2차 공격률(전파율)0.8% 정도라고 보고 있다. ‘2차 공격률이란 환자 한명이 몇 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권 부본부장은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경증일 경우 2차 공격률이 3.5%에서 증상이 심할 경우 5.7%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무증상이어도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파경로를 추적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바이러스의 원인,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 여부 등 규명되지 않은 사실들이 남아 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코노미21]

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