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위프트’ 퇴출에 국내 은행 대책 고심

스위프트 퇴출은 세계금융시장에서 퇴출…‘금융핵무기’ 스위프트 퇴출 대상 아직 발표되지 않아 퇴출시 다른 금융기관과 전산망 공유 못해

2022-02-28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이코노미21 김창섭 본부장]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금융권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은 지난 26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차단하기로 했다. 다만 스위프트 퇴출 대상은 '선별된 일부 러시아 은행(selected Russian banks)'이며 어떤 은행이 포함될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책은행 VEB와 방산지원 특수은행 PSB 등을 ‘특별지정제재대상’ 리스트에 포함했다. 이후 24일에는 러시아 상업은행 VTB·오트크리티예은행·노비콤은행·소보콤은행 등을 추가했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의 1만1000개 넘는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되면 세계 금융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으로 ‘금융핵무기’라 불리는 강력한 제재다.

이에 따라 러시아 현지에 있는 우리 주재원과 유학생 등의 국제 송금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빌려준 자금과 수출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내 금융회사의 러시아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 및 투자금) 비중이 전체 해외 익스포저 중 0.4%로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금융권 중 러시아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큰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는 지난해 3분기 공시 기준 2960여억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응반을 운영 중이며 러시아 현지 은행 중 ‘특별지정제재대상’ 은행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현지에 진출한 주요 기업들과도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는 지난해 3분기 공시 기준 약 2664억원이다. 신한은행은 357억원, KB국민은행은 56억원이다. NH농협은행은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가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 국내 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출업체 등의 대금회수, 국제 송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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