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복합재 ‘제2의 철강산업 육성’...2030년까지 1850억 투자

우주항공·방산 시대에 필수 소재 2040년 세계시장 규모 약 370조 세계 점유율 일본 65%, 미국 14%

2022-12-07     이상훈 기자

[이코노미21 이상훈] 정부는 우주항공·방산 시대에 필수 소재로 꼽히는 탄소복합재의 경쟁력을 선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제2의 철강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고강도 경량이 특징인 탄소복합재는 낚싯대부터 건축자재, 항공기 등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해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며 철을 대체할 신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게 절감이 핵심인 우주항공·방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최근 탄소복합재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으며 2030년이면 세계시장 규모도 약 100조원, 2040년 약 37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탄소복합재는 기술장벽이 높아 일본, 미국 등 소수 국가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고 전략물자로 분류돼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 조달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실제로 세계 탄소시장 점유율을 보면 일본이 65%를 차지하고 뒤를 이어 미국 14%, 독일과 중국 12% 순이다. 반면 한국은 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우주항공·방산 시대에 대응한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전략’을 통해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 ∆민간 생산능력 확충 ∆탄소복합재 활용 촉진을 핵심 축으로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와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고성능 탄소복합재 분야의 기술 자립화 실현과 반값 탄소섬유 개발에 2030년까지 총 18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세계 4번째로 범용 탄소섬유(인장강도 4.9GPa) 개발에 성공해 범용 탄소복합재 분야는 원천기술부터 양산까지 선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우주항공·방산에 주로 쓰이는 고성능 탄소복합재는 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올해 8월 세계 3번째로 원천기술을 확보한 고강도 탄소섬유(인장강도 6.4GPa)는 2025년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철의 15배 강도를 지닌 초고강도(인장강도 7.0GPa), 13배 강성을 가진 초고탄성 탄소섬유(인장탄성률 588GPa)는 2028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기술 자립화를 넘어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인장강도 7.4GPa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도 도전한다.

정부와 기업은 경량화 소재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반값 탄소섬유($20/kg→$10/kg)’개발에 선진국이 투자하고 있는 만큼 반값 탄소섬유 생산에 필요한 저가 원료나 저에너지 공정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는 국내 탄소복합재 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이나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의 신뢰성 향상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도 탄소복합재 시장의 성장 전망에 따라 2030년까지 생산시설 확충에 약 2.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이자보전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런 시설투자 확대로 국내 탄소섬유 생산능력이 2028년 2만4000톤에 도달하면 세계 3위권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우수한 국산 탄소복합재가 신뢰성 부족으로 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산업부는 국제인증(미 NCAMP) 취득 비용을 1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방사청은 트랙레코드를 쌓도록 무기체계 개발 시 국산 탄소복합재를 적용하는 프로그램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탄소복합재의 내수 규모를 키우고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총 1000억원 규모로 우주항공 분야 3대 실증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산업부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탄소복합재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수소차 저장용기, 풍력발전 날개 등에 실증을 지원하고 있으나 규모가 작아 우주항공 분야에는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4인승급 도심항공교통(UAM), 소형 발사체, 저궤도 소형 인공위성을 실증 대상으로 선정하고 상세 기획 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부는 한국판 탄소복합재 랩팩토리(LabFactory)를 새로 구축해 우주항공 분야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탄소복합재로 발사체 등을 시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탄소복합재 및 우주항공·방산 업계로 구성된 ‘탄소복합재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민간의 역량을 결집하고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전략의 실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코노미21]

탄소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