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와처] 안녕 BTFP, 그동안 수고 많았어!
연준, BTFP를 통해 지급준비금 부족한 은행들 지원 BTFP, 2025년 3월 모든 프로그램 완전히 종료돼
[이코노미21 양양빈] 2023년 3월 은행 위기를 계기로 연준은 BTFP라는 비상 유동성 공급 장치를 통해 지급준비금이 모자라는 은행들을 지원했다. BTFP 잔고는 한 때 1675억달러에 육박했지만 이제는 214억달러로 1/8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BTFP 지원을 했을 당시 연준은 양적긴축(QT)을 진행 중이었다. 다음은 2023년 3월 각종 유동성 지원을 함께 본 것이다.
BTFP(파란색)는 재할인 창구(회색)의 일종이다. 둘 다 은행이 필요한 지급준비금을 얻기 위해 연준에 담보를 맡기기 때문이다. 당시 지급준비금이 급했던 은행들은 먼저 전통적인 재할인 창구를 통해 지급준비금을 조달했다가 나중에 BTFP 창구를 통해 지급준비금을 조달했음을 알 수 있다.
달러가 급했던 해외중앙은행(주황색)들은 연준으로부터 달러를 조달했고 곧 사용을 중단했다. 노란색은 파산한 은행들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자금으로 브리지 은행을 만들었으며 여기에 사용됐으며 9개월만에 자금 사용을 종료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BTFP와 재할인창구 조금이다. BTFP는 2025년 3월 모든 프로그램이 완전히 종료된다. 다음은 BTFP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준다.
은행이 BTFP로 연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대출 금리인 BTFP 금리(파란색)를 연준에게 지급해야한다. 또한 BTFP로 대출받으면 연준은 은행의 지급준비금 계좌에 바로 이체하기 때문에 은행은 연준이 지급준비금에 대해 지급하는 금리인 IORB(주황색 점선)를 받게 된다. 따라서 은행 입장에서 BTFP 금리는 수신금리, IORB는 여신금리가 된다.
BTFP 초기에는 예금이탈로 지급준비금 부족을 걱정하던 은행에게 두 금리차이는 중요하지 않았고 일단 BTFP, 재할인 창구 등을 통해 지급준비금 확보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은행위기가 어느 정도 잠잠해 지자 은행 예금이탈 등의 조짐이 거의 안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3년 11월부터는 향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BTFP 금리의 하락을 의미했으며 2023년 11월부터 BTFP 금리는 본격적으로 IORB 보다 작아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BTFP를 통해 자금 조달을 받은 은행의 경우 수신금리(BTFP 금리)가 여신금리(IORB)보다 낮아져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다. 그러자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자그마한 수익이라도 생기면 그것을 이용하는 은행들은 2023년 11월부터 BTFP 대출을 급격하게 늘리기 시작한다(그림의 회색 시기).
연준은 이런 현상이 벌어지자 2024년 1월에 BTFP 금리 정상화를 발표한다. 당시 내용은 BTFP 금리가 최소 IORB가 되게끔 조정한 것이었다. 그 이후 BTFP 금리는 IORB와 같게 형성됐다.
위 그림을 보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s 인하했을 때 BTFP 잔고가 크게 감소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11월 FOMC에서 재차 25bps를 인하했을 때 마찬가지로 BTFP가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은 BTFP로 지원한 비상 유동성(지급준비금)이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거나 또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노리고 들어왔던 은행들이 더 이상 BTFP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2024년 11월 기준으로 BTFP 금리는 여전히 5.4%다. BTFP는 1년 계약이기 때문에 작년 1월에 가장 낮았던 4.76%에 BTFP를 체결했던 은행은 수신금리 4.76%를 지급하고 지금은 여신금리(IORB) 4.65%를 받는다. 따라서 예금 이탈을 우려해서 지급준비금이 여전히 필요한 은행들은 손실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BTFP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차익거래가 목적이었던 은행들은 대부분 BTFP를 상환했을 것이다.
BTFP는 기존의 재할인 창구의 일부였다. 새로운 재할인 창구를 만든 것은 은행들이 재할인 창구를 사용할 때 생기는 낙인효과 때문이었다. 후속 연구에 의하면 2023년 은행위기 당시 문제가 됐던 은행들은 재할인 창구를 사용할 준비가 안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연준은 평소에 재할인 창구 사용 연습을 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연준은 재할인 창구와 구조적으로 동일한 상설레포 시장을 통해 매우 소액으로 여러 은행들이 연습 삼아 재할인 창구를 사용하는 추세다. 상설레포 시장과 재할인 창구의 금리는 매우 비슷하다. 큰 차이는 상설레포 시장은 담보로 미국국채, 정부기관 발행 채권, MBS를 받는다. 반면에 재할인 창구는 이것 외에 다양한 자산을 담보로 인정해 준다.
연준의 향후 과제 중의 하나는 은행들이 위기를 만났을 때 재할인 창구를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BTFP는 위기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제도적 결함으로 일부 은행들의 차익거래 도구로 전용됐다. 이러한 폐단도 없애고 위기 때에 제대로 된 유동성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재할인 창구 제도 또는 상설 레포 기구를 잘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