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윤석호 CCR 사장
2003-05-16 김호준 기자
IT기업 사장 가운데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하던 일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이 많다.
‘포트리스’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뒤흔든 CCR 윤석호(29) 사장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대학시절 프로그램 개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29살에 기업가치 수천억원에 달하는 게임 업체 사장이 됐다.
그가 게임 업체를 경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2살에 시작한 ‘삼성SW멤버쉽’이다.
그는 이곳에서 자동제어 프로그램이나 통신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고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로 용돈을 벌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게 됐다.
윤 사장은 1995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동료 4명과 함께 지금의 CCR를 설립했다.
지금은 대학생 창업이 흔한 일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대학생이 회사를 차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설움을 당하기도 했다.
한번은 인터넷 구축 사업 프로젝트가 거의 성사단계에 갔는데 돌연 사장이 너무 젊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업체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사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온라인게임인 포트리스를 출시하면서 승부를 걸었다.
당시 게임 시장은 ‘리니지’ 등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스토리를 갖춘 온라인 RPG(Role Playing Game)가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포트리스는 단순한 그래픽에 슈팅게임이라는 고전적 장르를 채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0년 선보인 ‘포트리스2’는 순식간에 수백만명의 개인회원을 확보했다.
윤석호 사장은 “게임 시장에서 주변인에 불과했던 초등학생과 여성층, 30대 이상의 어른들을 유저로 끌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 포트리스의 국내 회원은 1500만명을 넘어섰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국의 포트리스 회원은 3500만명에 달하며, 최근 일본의 TV도쿄에서는 포트리스라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정도다.
올 여름에는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 포트리스가 상영된다.
윤 사장은 “미국 미키마우스나 일본 포켓몬처럼 한국의 포트리스로 세계시장에서 이름을 떨칠 날이 멀지 않았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