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해부] 네띠앙 홍윤선 사장
2000-06-07 김상범
무엇보다 철저한 실명제 회원등록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실명 회원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연결될 때 엄청난 구매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익명성이란 장점을 갖고 있지만 비즈니스와의 시너지효과를 감안하면 실명 회원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조만간 카탈로그 홈쇼핑업체 하나를 인수할 것입니다.
보통 광고우편물이 오면 대부분 버리지요. 개봉률이 10%도 안될 겁니다.
네띠앙의 실명 회원을 접목했을 때 개봉률을 90%까지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희의 주 관심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지속적 접목입니다.
근본적으로 오프라인 분야의 마켓플레이스 확장을 추구한다는 말이지요. 신규가입자 20%가 주부 이경전:실명제 커뮤니티에 기반한 오프라인에 강점을 갖는 인포미디어리가 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군요. 네띠앙의 콘텐츠를 보면 고객층이 한정돼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현재 주요 고객층이 어떻습니까. 신규고객 확보전략도 설명해 주시지요. 홍윤선:20, 30대가 대부분입니다.
그중에서도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20대 후반부터 30대의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적절한 구매계층이라고 봅니다.
최근에 주부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뜻밖의 결과입니다.
신규가입자의 20%가 가정주부들입니다.
이경전:콘텐츠 내용은 20대를 겨냥한 것 같은데 30대가 많다는 것은 30대가 20대를 위한 콘텐츠를 본다는 의미인가요. 홍윤선:네띠앙에서 콘텐츠를 보강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된 사이트지요. 많은 이용자가 메일, 게시판, 동호회 등 커뮤니케이션이나 커뮤니티를 위해 들어옵니다.
애초부터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이경전:커뮤니티 사이트로써 다른 사이트에 비해 갖고 있는 핵심역량은 어떤 것이라고 내세우겠습니까. 홍윤선:온라인 커뮤니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커뮤니티는 PC통신입니다.
유료라는 점에서 구속력이 강하고 결속력도 강합니다.
일부 커뮤니티는 오프라인에서도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구요. 네띠앙은 PC통신을 인터넷에 접목시킨 모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네띠앙의 경우 네띠앙 명함을 갖고 다니는 이용자들도 있습니다.
로열티가 높다고 봅니다.
네띠앙은 커뮤니티를 도와주지만 필요하면 사업적인 것도 요구합니다.
커뮤니티에 얼마나 상업적 요소를 가미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경전:커뮤니티에 상업적 요소를 가미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홍윤선:사실 아주 조심스런 부분입니다.
예들 들면 보통 동호회에서 공동구매를 할 수 있죠. 동호회 스스로 할 수도 있지만 네띠앙을 통하면 더 좋은 조건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거지요. 동호회 개념 자체가 그렇게 진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경우 시솝을 하나의 잡(job)으로 인정해주기도 합니다.
하반기부터는 커뮤니티를 비즈니스에 연동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선 이용자를 식별할 것입니다.
“네띠앙은 오프라인 지향적” 이경전:이용자를 식별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홍윤선:AOL은 ‘AOL 플래티늄 비자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사 회원에게 오프라인에서도 혜택을 주는 것이지요. 저희도 이런 식으로 우수 이용자를 식별해나갈 것입니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특권을 부여할 것입니다.
특권을 갖고 활동하는 이용자들의 활동은 궁극적으로 우리 매출에 연동이 됩니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습니다.
온라인의 구매력을 단지 온라인에서만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오프라인에 접목해 밀어냈을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네띠앙은 다른 포털에 비해 훨씬 더 오프라인 지향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경전: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면 싸이월드나 프리챌, 다우의 인터넷 카페, 골드뱅크가 있겠군요. 다음의 인터넷 카페는 게시판 성격이 강해서 커뮤니티라고 하기 좀 어렵다는 느낌이고, 골드뱅크는 커뮤니티 성격이 약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본격 커뮤니티라면 싸이월드, 프리챌, 네띠앙을 들 수 있을 것 같군요. 싸이월드의 경우 탈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 하나 이상의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되기 때문이죠. 저 역시 고교동창회도 있고 대학동창회도 있는데 서비스가 맘에 안든다고 해도 한꺼번에 모든 동호회를 탈퇴하기가 어렵습니다.
홍윤선:붙잡을 수 있다는 것, 저는 그것을 싸이월드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또 모바일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사업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프리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실세계에 없거나 존재하기 어려운 커뮤니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른바 비체계적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시력이 마이너스인 사람들의 모임, 아내와의 나이 차이가 열살 이상인 남편들의 모임 같은 것 말이죠. 물론 그중에는 별 의미없는 것도 있겠지만 의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비체계적 커뮤니티가 사업적 가치면에서는 비할 바 없이 큽니다.
안과의사라면 동창회 커뮤니티와 마이너스 시력 모임 중 어디를 가겠습니까. 커뮤니티가 진짜로 힘을 발휘하려면 일상의 영역으로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저희는 커뮤니티를 일상의 영역으로 내려보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실질 구매력이나 효율성이 좋다는 것이 강점 이경전:비체계적 커뮤니티가 더 수익성이 높다는 것은 음미할 만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전에 드렸던 질문은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얼마나 더 끈끈한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네띠앙 비즈니스 모델을 봤을 때 이런 점은 어떻습니까. 홍윤선:우선 자발적이냐 아니면 서비스 자체의 구조가 그렇게 유도하는가 하는 건데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자발성이 중요합니다.
이건 어려운 과제지요.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기능성 비즈니스가 아니라 정책 비즈니스라고 봅니다.
정책이란 자율성과 상업성의 줄다리기 속에서 평행선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적절한 자율성을 부가하면서도 사업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적절한 중간점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시솝에 대한 정책이나 동호회와 정기적 커뮤니케이션 지원도구, 이벤트 지원 등이 예가 되겠지요. 이런 정책이 쌓이고 쌓여 로열티가 강해지고 사업적 가치가 도출될 수 있지요. 이 부분을 제일 잘해온 것이 PC통신입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동안 못했던 자발성과 상업성의 조화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경전: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경우 동호회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것을 보살피는 데 비용부담이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홍윤선:동호회 관리하는 데 비용부담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사이트 안에서 동호회와 이를 사업에 접목시키기 위한 구조적 변화에 필요한 비용이 컸지요. 그런 고민과 준비를 많이 해왔습니다.
6, 7, 8월에 순차적으로 다 나올 겁니다.
메일시스템부터 게시판, 홈페이지 빌더 등이 전혀 다른 모듈을 적용해 포팅될 겁니다.
메일 엔진은 크리티컬패스 제품으로 바꿨는데 국내 사업권도 다 갖고 옵니다.
메일호스팅 비즈니스가 큰 역할을 할 겁니다.
단위가 크고 괜찮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전:네띠앙의 수익모델은 어떻습니까. 홍윤선:유료서비스는 아직 없고 광고나 파트너십, 스폰서십 등에서 수익이 나옵니다.
물론 다들 하는 것이지만, 야후나 다음의 경우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데 비해 우리는 실질적 구매력이나 효율성이 좋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싶습니다.
이것은 실명 회원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ASP, 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이 매출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업공개 빠르면 11월, 늦으면 1월초 이경전:한글과컴퓨터와 관계를 물어보고 싶은데요. 저한테는 네띠앙이 독립기업의 이미지보다 한컴의 계열사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 시장에서도 그렇게 인식되고 있지 않나 하는데 어떻습니까. 홍윤선:처음부터 한컴의 사업부로 시작했으니까요. 100% 출자회사였는데 한컴 위기 때 외부 투자가 들어오면서 지분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컴이 40% 이상의 지분을 가진 1대주주입니다.
네띠앙이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밸런스를 유지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대주주인 한컴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그런 이미지를 억지로 떼어낼 필요성은 없다고 봅니다.
이경전:기업공개(IPO) 계획은 없습니까. 홍윤선:저희가 6월결산인데, 결산하고 주총하고 하면 빨라도 11월, 늦으면 1월 초쯤 되겠네요. 당위성이나 목표의식을 갖고 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적절한 시점에 할 겁니다.
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연히 해야죠. 이경전:어제 회원가입을 해봤는데 거의 안 받겠다는 분위기더라구요.(웃음) 회원가입이 쉽지 않더라는 말이죠. 일일이 다 입력해야 하고, 다섯번은 앞페이지로 돌아갔다가 다시 진행하고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입력해야 가입하는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구요. 홍윤선:그 정도면 배짱이라고 해야 하나요.(웃음) 회원가입은 쉬워야 합니다.
정책이 조금 변경됐는데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도 있는 모양입니다.
확인해보고 불편한 점이 있다면 고쳐야지요. 이경전:컨제스천은 어떻습니까. 회원이나 동호회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부담스럽거나 버거워지는 것 아닙니까. 이론가들은 수확체증뿐 아니라 컨제스쳔도 언급을 많이 하고 있는데. 홍윤선:이미 우리는 사고 한번 겪었지요. 가장 심각한 부분이 메일서비스인데 이게 참 힘든 비즈니스입니다.
메일서비스 때문에 고생하고 나서 지난해 아키텍처를 다 바꿨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크리티컬패스 제품으로 바꾸고 있는데 6월 10일경 완료됩니다.
또 이용자를 구분할 겁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데 이용자가 느끼기에는 잘 모르지만 우량회원과 그렇지 않은 회원을 구분해 리소스 이용에 차별을 둘 겁니다.
이용자 구조가 서비스 구조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경전: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경영의 현안이라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홍윤선:직원 10명이던 회사가 1년이 채 안돼 70명으로 늘었습니다.
조직이 늘면 프로세스가 문제가 되지요. 전체적 업무 프로세스를 재조정해왔습니다.
많이 정리가 됐는데 하반기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벤처기업의 어려움은 큰 조직관리의 경험이 없다는 겁니다.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는 것이지요. 아직도 관여하지 못한 곳이 많다 이경전:현재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현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거품론도 무성하고, 실제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는데. 홍윤선:어려운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겁니다.
자생력 없는 기업들은 인수되거나 쓰러지거나 하겠죠. 그런데 그러면 또 새로운 기업이 생겨날 것입니다.
외국에서 4, 5년 동안 걸렸던 일들이 우리는 1, 2년 사이에 닥쳐올 겁니다.
국내 사정은 이제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Keep Going’할 겁니다.
인터넷은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직 관여 안한 부분이 많거든요. 이경전:오랜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네띠앙 홍윤선 사장에게 던진 말이었다. 홍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 되받았다. “이제 다를 겁니다. 6월부터 굵직한 기사거리가 쏟아질 겁니다. ”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품이 공연한 소리는 아닌 듯했다. 홍 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은 백전노장처럼 거침없이 자신의 구상을 설명해나갔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홍 사장의 얘기는 한가지로 요약된다.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로 이어지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3단계에서 네띠앙은 이제 커머스로 본격 진입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네띠앙은 그동안 실명으로만 회원을 받아왔으며, 그것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네띠앙은 가짜 주민등록번호로는 회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 등록단계에서 정부의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해 확인하기 때문이다. 다소 엄격한 회원등록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실명 회원의 중요성과 강점을 강조한 홍 사장에게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것이 인터넷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주민등록번호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과연 그렇게 필요한가, 회원정보를 너무 많이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회원들이 모든 것을 갖다 바치기를 요구하는 일부 인터넷 기업들의 무책임함을 빗댄 질문이었다. 홍 사장은 역시 거침없이 되받았다. 다소 거부감이 있을 순 있지만, 네띠앙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추진한 사업의 기본방향이어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힘이 하반기부터는 발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사장이 네띠앙 대표로 선임된 것이 지난해 8월. 취임 1년을 앞두고 그가 예고한 하반기 대공세가 자못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