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행정수도 이전은 족쇄 21세기 한반도 공간 전략 짜야
2005-03-14 장승규 기자
김석철(62)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은한국을대표하는건축가이자도시설계가로꼽힌다.
여의도와서울대관악캠퍼스의마스터플랜이그의손에서나왔고,예술의전당과해인사신불교단지,베이징iCBD를디자인한것도그였다.
그러나김원장의진가는도시설계라는척박한분야를개척하며지난30년동안한반도의공간전략이라는화두를줄기차게천착해왔다는데서찾아진다.
행정중심도시건설로가닥을잡은행정수도이전논란은한계에다다른국토인프라를새로운시대적요구에맞춰어떻게재편할것인가하는근본적인물음을끄집어냈다.
단순히정부부처와몇몇기관을지방으로옮긴다는것만으로는의미가없다.
미래세대의가능성까지를포용하는웅대한비전과치밀한밑그림이나와야한다.
때마침김석철원장이최근자신의대안적구상을담은<희망의한반도프로젝트>(창비펴냄)를펴냈다.
진퇴양난에빠져있는새만금문제의해법으로‘바다도시’라는새로운안을제안한바있는김원장은“자칫하면행정수도이전이한반도의가능성에족쇄를채우는제2의새만금이될수있다”고우려한다.
정부부처이전은지역의자립기반이다져진이후에이를한단계끌어올리는‘마지막카드’로써야한다는것이그의생각이다.
김원장은“세계최고의경쟁력을지닌정부가있는워싱턴도정부기능의비중은20%에불과하다”며“일단옮기고본다는식의발상으로는과천으로출퇴근하던공무원들이KTX를타고다니는역효과만가져올뿐”이라고경고한다.
김원장은국립대통합학부를연기공주지역에설립할것을새롭게제안한다.
국립대통합학부를중심축으로새만금바다도시와주변지역을엮어‘금강·새만금어반클러스트(UrbanClusterㆍ도시집적체)’를구축하고,획기적인지역혁신을추진한다는것이다.
지난3월8일,한옥마을의아늑한정취가한눈에들어오는가회동작업실에서새로운설계작업에몰두해있는김석철원장을만났다.
행정수도이전에대한새로운대안을내놓았는데.
행정수도이전이야기는빼놓자.질문의방향을바꾸어야한다.
우리가이시점에서무엇을어떻게해야할것인가.거대한중국의등장과분단체제의흔들림,신산업의뉴패러다임속에서한반도를어떻게한단계도약시키고,국민의삶의질을전체적으로키울것인가를고민해야한다.
행정수도이전을불변의전제로놓고출발하면해답이안나온다.
결론이뻔한새만금문제를갖고10년을논쟁했다.
행정수도는그이상얼마든지끌수있다.
정치적이해관계를빼고,한반도의21세기공간전략이무엇인가,이런관점에서봐야해법이보인다.
그렇다면한반도의공간전략에대해어떤구상을갖고있나.
한반도는100년전의하드웨어속에아직도갇혀있다.
지금의국토인프라는일제가식민지경영과대륙진출을위해기본골격을짜놓은것이다.
그동안분단과경제개발을거치면서정신없이달려왔다.
한번도공간전략에대해진지하게생각해본적이없다.
그러나이인프라로는이제갈때까지간상황이다.
우리의도시구조는도시와농촌,공단셋으로짜여있다.
도시는서비스산업과주거단지가모이고,공단에는제조업이들어섰다.
농촌과소도시는이미경쟁력을말하기가어려울만큼피폐해졌다.
중국의등장으로공단의제조업은공동화되고,도시는도시대로비대화로인해몸살을앓고있다.
이런상황을타개할방안이나와야한다.
공단을계속확대한다고되는게아니다.
창조적신산업은이제도시에서일어난다.
선진국치고농촌과소도시가탄탄하게살아있지않은곳은없다.
수도권의세계화와지역의어반클러스트화로요약되는한반도4분지계(四分之計),중국동부와일본서부지역을아우르는황해도시연합이내해답이다.
‘금강·새만금어반클러스트’는이것과어떻게연결되나.
한반도4분지계는,수도권은국제적인경쟁력을갖출수있게구조개편을하고,지방의3개경제권역은한국가가될정도의자립을이루자는것이다.
세계최대의물류가이동하는길목인부산-광양이나,그동안산업화를이끌어온포항-울산-구미는더잘할수있도록조직화만잘하면충분히자립할수있다.
여기에더해충청과호남지역에,이에버금가는새로운어반클러스트를만들자는것이다.
새만금은엄청난잠재력을가진곳이다.
세계최강의경제권역으로등장하고있는중국과마주하고있는곳은전세계에서딱한곳,한반도서해안밖에없다.
물류는특별한고가가아닌한은거의바다로움직인다.
새만금에시장을만들면황해연안최고의시장을만들수있다.
상하이는안바다를만들기위해일부러바다를메우고있는데,우리는어쩌다보니새만금에천혜를안바다를갖게됐다.
새만금의갭을다막아버리면모든것이소용없어진다.
연기공주지역에는국립대통합학부를두기에최적의장소다.
신산업에서창조적인인력을공급하는대학은산업의핵심동력이다.
1조원만들이면세계최고의통합대학을만들수있다.
모든국립대신입생을통합해뽑으면입시문제도저절로해결된다.
금강을통해5천톤배가공주까지들어가게하고,이지역을새만금바다도시와연결하면판이완전히달라진다.
서울과수도권의문제는어떻게접근해야하나.
서울에는전세계를상대로할수있는세계화도시구역을만들어야한다.
서울의문제는세계화가안됐다는데있다.
뉴욕을뉴욕이게하는것은맨해튼이다.
런던도웨스트엔드와시티를제외하면우리와큰차이가없다.
그런지역이전세계와네트워킹을하며그도시를끌고나간다.
모든지역,모든도시를다개발하려들면아무것도안된다.
불필요한것들은바깥으로소거해내고,용산,여의도,난지도를잇는세계화도시구역을만들어야한다.
일극집중을해소하기위해서는외곽에세계화도시구역에버금갈만한어반센터를만들면된다.
바로수도권의광역화다.
경기도에서서울로넘어오는차가하루200만대에이른다.
과밀과비효율은이동에서생기는것아닌가.사람들이잠을자는제1공간과경제활동을하는제2공간,여가를즐기는제3공간의배치를새롭게해야한다.
부도심을만든다고사람들이무조건옮겨가지는않는다.
황해를중심으로한국과중국,일본의도시들을연결하는황해도시연합을제안했다.
국가단위를뛰어넘는도시간의연합이현실적으로가능한가.
국가단위의연합보다는오히려실현가능성이더높다.
EU와같은국가간연합은먼미래에나가능한이야기다.
중국은하나의국가라기보다는거대한연합체의성격을더많이갖고있다.
물론결국은황해공동체의형성이목표다.
도시연합은그전단계에해당한다.
일본경제의7분의1,중국인구의20분의1인우리나라가동북아중심국가가되겠다고나서는것은너무순진한생각이다.
우리가정말해야될일은황해도시연합이다.
미국입장에서도중국과일대일로대응하는것은현명한선택이아니다.
중간지대가필요한것이다.
유럽통합도철강의공유에서출발했다.
황해도시연합에서제일먼저함께할수있는것은석유다.
황해연안도시들이석유를공동구매한다면세계최강의바이어가된다.
훨씬유리한입장에서통제가가능한것이다.
철강과곡물도똑같다.
우리가살아남으려면그런역할을해야한다.
그래야우리의몫이생긴다.
김석철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
1943년부산출생
1966년서울대학교건축학과
1974년-현재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
1986년-현재이탈리아베니스대자유교수
1999년새천년준비위원회설계자문위원
2002년-현재명지대학교건축대학장
2004년베너찌아건축비엔날레특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