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숙의 3분 코칭]통하였느냐? 정서적으로!

2005-03-21     고현숙
작은모임에서들었던한교수님의경험담이다.
잘해보려는의욕으로개인연구비까지털어서학생들을외국연수에데리고갔다.
조금이라도더보고배울기회를제공하려는선의에서.그런데학생들의반응은기대와달랐다.
크게감사해하지도않았고,참가하는태도도성의없어보였다.
배려하지못하는언행도마음에걸렸다.
돌아와서“이런저런사항을준비했으면더좋았을것”이라는등정성어린피드백을몇페이지로작성하여학생들에게e메일로보냈는데,고마워하기는커녕받았다는회신조차하지않아서화가나더라는것이다.


듣고있던우리40대의어른들은전폭적인공감속에서,도대체왜그렇게싸가지가없는거냐,하며젊은이들에대해왕짜증과분노를느끼기시작했다.


작은기업의경영자가말을이었다.
“젊은애들에게잘해주려고노력할필요없어요.나는진작에직원들비위맞추기를다포기했습니다.
밥사주고술사주는거요?아무효과도없고고마워하지도않습디다.
괜히겉도는분위기에서밥먹느라체할지경이죠.가만히보니까,사장이좋아서사는밥이고자기들이먹어준다는분위기인것같아서다그만두었죠.이제는아예대놓고얘기합니다.
‘내가밥사줄때는분명히너희에게할얘기,바라는바가있는거다.
안그러면왜일없이시간쓰고돈쓰겠냐’라고요.”,“맞아,맞아.괜히젊은사람과어울리려고노력해봐야시간낭비에돈낭비,에너지낭비야.”하는어른들의공감의소리가더커졌다.


경영자의이냉정한결심의말에는직원들에게크게상처입은자존심,안쓰러운자기방어등이들어있는것같았다.
그날우리40∼50대들의입에서는‘이렇게잘해주어도왜감사해하지않냐’는억울함호소와그런것에매달리지말고‘우리식대로살자’는(안타깝게도이건익히듣던약자들의대사아니던가?하하)다짐등이이어졌던것같다.
나역시젊은이들이못마땅하여궁시렁대는나이든세대의일원임을,그진한공감속에서인정할수밖에없었다.
그건젊은이들과나이든상사,교수사이에소통의문제다.


보통자동차판매장은널찍한매장에밖에서도훤히안을볼수있도록전면을투명유리로처리한다.
그런데이번에미국출장을갔다가전혀다른개념의자동차판매장얘길들었다.
이판매장은밖에서는볼수없는대신매장내부사방을거울로만들었단다.
심지어천장까지도거울이다.
이매장에온고객은멋진차를보는데그치지않고,그멋진차를탄자기의모습을바로모든각도에서보게되는것이다.
정면으로는‘흠,내모습이썩괜찮은데.’하고보고,옆거울을볼때는‘음,내가나갈때이웃집사람은이런내모습을볼거야.’하고,뒷거울로는뒷차운전자에게비칠자기모습을그려본다.
천장에서는?“하느님이내려다보시지않겠는가?이런내모습을…!”

오,아주재미있는생각이었다.
그냥차자체가멋지다는것과그차에탄내모습을보는것은전혀다른정서적체험을가져다준다.
멋진차를탄멋진자신의이미지는,차라는사물을정서적으로받아들이게하기때문이다.
그래서세일즈를잘하려면고객을정서적으로개입시키는것(emotionalinvolvement)이중요하다.
제품자체보다그것에대한정서적체험이훨씬고객에게호소력이있다는것이다.


젊은이들과통하지못하는것도정서적개입의문제일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다.
아무리훌륭한인간이있더라도자기와상관이없으면큰의미를못느낀다.
위인전집은정말재미없는책이아니던가.아무리금과옥조같은교훈이나와도자신의니드가없으면스쳐지나가는좋은이야기일뿐이다.
같은이유로스승이훌륭하더라도그것은‘그가잘난사람이기때문’이고,사장이드라마틱한인간승리의주역이라고해도나에게와닿는것이없다면직원입장에서는“그래서,뭐?(So,what?)”일뿐이다.
이런젊은이들의자세가옳은지,그른지모르겠다.
아마그것은판단이나교정의대상이아니라이해의대상이아닐까.그들과통하고싶으면정말정서적으로통해볼것.

또한가지,조급해지지말고기다려주기.내가20대였을때40대,50대를이해한다는건불가능이라고생각했다.
아주오지랖넓고이해심많은젊은이들만이나이든어른들에게먼저다가와소통할수있는게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