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엠블란스는 이동수단이 아닌 종합병원

2007-11-19     이학명 기자
“일본에서는 엠블란스 한 대에 1억엔입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우수한 의료장비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 엠블란스는 6천만원 수준이죠. 금액으로만 따지면 일본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 주식회사 오텍의 강성희 대표는 “엠블란스는 빨리 운송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종합병원”이라며 이런 의식이 없는 관계자들을 지적했다.
오텍은 엠블란스와 특수차 등을 만드는 회사. 해외 우수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90% 이상의 엠브란스를 만들고 현대 기아차의 냉동차 50%를 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국내 5대 자동차 회사 외에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자기인증 능력자 코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2003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보통 현대나 기아 등의 큰 회사에서 특수차도 같이 만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특수차를 만드는 회사는 따로 있었던 것이다.
“우수한 의료장비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 회사에서 특수차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는 유럽과 미국 등의 전시회를 돌며 가장 합리적이고 적합한 장비를 수입하고 개발해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 강 대표는 흔히 보이는 응급구조단의 응급차에 대해, “아무런 응급시설이 없는 빠른 이동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의 가정과 주변의 생사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장비의 가격이 우선시 되면 안된다는 것. 장애인 차에 대해 애착도 남다르다.
“일본은 한해에 4만5천대의 장애인을 위한 차량이 팔립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200대가 팔렸습니다.
” 그는 회사 차원에서 차를 파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교통 약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에 대해 걱정스럽다고 한다.
장애인과 노약자가 차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 “일단 노인과 장애인도 움직여야 하지 않습니까. 동경모터쇼에 갔더니 모든 회사가 20~30% 정도의 콘셉트 카를 만드는데 거의 모두가 교통 약자를 위한 자동차였습니다.
” 현재 한국 기업도 진행 의사는 있지만 선진 복지국가에 비해 속도가 늦다는 것이 강 대표의 생각이다.
이유는 정부의 관심도와 지원이 낮기 때문. 일례로 일본에서는 장애차에 대해 면세를 해주고 지원금도 나온다.
관광버스에도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장애인용 택시를 타도 그 지역 내에서만 지원되기 때문에 70% 할인 혜택은 택시를 타고 그 지역을 벗어나면 사라지게 되는 게 현실이다.
강 대표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 꾸준히 정부와 업계와 협조해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현재 버스와 승용차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고 시외버스에 탑재할 것을 현대차와 국회에 건의한 상태다.
한편으로 사명감도 있고 나라의 복지가 발전한다면 사업으로도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외에도 암 검진차 개발을 위해 보건복지협회와 건강관리공단 의료원 등과 협조해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가 사업을 하며 ‘원칙’으로 가지는 생각은 “폭리를 취하면 오래 못 간다”는 것이다.
“생산비용에서 최소한의 이익을 남기고, ‘남이 만들면 더 싸게 공급할 수 없다’는 원칙은 기업이 안고 가야할 숙제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해외 우수기업의 기술력과 오텍의 생산 노하우를 많은 곳에서 인정한다는 것은 기업인으로서 큰 자부심이자 보람입니다.
” 오텍은 올해 한국터치스크린을 인수하며, 두 개 회사에서 내년 1400억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맥스텍과의 생산계약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학명 기자 mrm@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