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전직장의 화려함 빨리 잊어라
2008-04-08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이제 창업은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되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인생여정의 통과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인생2막을 새롭게 쓰려는 예비창업자들 중에는 대기업이나 국가 기관, 등 소위 잘나가던 직장인 출신의 창업자들이 많다.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전 직장을 그만둔 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잘 나가던 직장인으로 착각하는 증상이다.
‘제가 어느 기업, 어느 기관 출신입니다’라는 말을 앞에 붙여야만 자기의 위치를 제대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영원한 학생이기를 바라면서 사회에 나가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근처만을 어슬렁거리는 ‘피터팬증후군’과 상통하는 얘기다.
이미 상황은 새로운 인생2막을 위해서 전력질주를 해도 부족할 판에 과거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엘리트 기업, 엘리트 직장 출신의 창업자들의 경우 스스로 국가 경제는 물론 창업시장까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증상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마케팅 파트에 근무했던 사람들은 스스로 마케팅의 1인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때문에 점포창업에서도 단연 마케팅만은 자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자신에 속해있던 마케팅 파트는 기업마케팅의 실무자였던 반면 당장 창업해서 고민해야 할 마케팅은 점포마케팅, 스몰비즈니스 마케팅이다.
엄연히 목표 고객도 다르고, 진행방식도 다르며, 마케팅 툴을 개입시켜 얻을 수 있는 성과 자체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창업시장에서도 스스로 전문가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으며, 실제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였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를 종종 접하곤 한다.
셋째는 창업을 둘러싼 파트너 또는 동업자라고 할 수 있는 가족들마저도 창업시장의 전형적인 초보자라는 사실이다.
특히 부부창업을 준비하는 아내들 역시 지금까지 안정직장을 둔 남편의 아내로서 전업주부 출신이 많은 편이다.
남편이 창업주체로서 장애물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아내가 창업 전면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내 역시 똑같은 초보창업자라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인 사업 환경을 열어보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지점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자녀들이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이제 입학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비 지출 등 결코 몇 년 동안 집에서 쉴 수 있는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안정 수익을 올리는 그림을 그려야 할 판이다.
그렇다면 잘나가던 직장인들이 창업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의식의 패러다임부터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화려했던, 잘 나갔던 직장인으로서의 칼라는 빠르게 잊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직장인 칼라에서 자영업 칼라로 새롭게 치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로 준비하는 창업보다는 몸으로 체험하는 창업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 가장 낮은 곳으로 다가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창업시장 역시 깨끗하고, 남보기 좋고, 편해 보이고, 운영관리하기 쉬운 창업 분야를 택하기 보다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 과감히 몸을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치킨집, 피자집 배달원 체험을 해본다든지, 고층아파트를 돌면서 전단지 알바라도 해보자. 아니면 한정식집에서 설거지 알바라도 체험해 보면서 창업시장의 진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없이 창업자금만 가지고 얼마 투자하면 얼마 벌 수 있다는 숫자놀음부터 한다면 창업성공은 나와는 먼 얘기일 수 밖에 없다.
창업은 재미있는 일이다.
인생2막의 비젼을 꿈꿀 수 있는 일이다.
인생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런만큼 외형적인 창업준비에 몰두하기 보다는 내부적인 창업의 장애요소를 제거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창업성공을 위한 제대로 된 ‘창업마인드 갖추기’야 말로 창업 성공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bizdoctor@start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