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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원격탐사
[테크놀로지] 원격탐사
  • 김흥규/ LGCNS
  • 승인 200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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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않고도 광범위한 영역 실시간 감시 가능… ITS·게임 제작 등 응용범위 넓어

원격탐사란 물리적 접촉이나 탐사 없이 지상 물체의 특성을 파악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즉 지상, 항공기, 인공위성 등에 설치된 다중 분광 센서나 광학 카메라를 이용해 지표면 대상물에서 반사되거나 방사된 에너지를 탐지, 기록해 토지, 환경, 자원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해석하는 기법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나 TV 뉴스, 일기예보 등에서 흔히 접하는 위성영상 사진은 이러한 원격탐사 기술을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격탐사 기술은 여러 면에서 장점이 있다.
우선 사람이 직접 땅에서 실측하는 것에 비해 자료 취득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동시에 자료를 얻을 수도 있고 실제로 사람이 갈 수 없는 오지나 적성국 같은 곳의 자료를 원격에서 얻을 수도 있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 현재의 정보뿐만 아니라 과거 정보를 추출해볼 수 있고, 모델링을 통해 미래 예측도 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대상물을 분석하고 감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원격탐사 기술이 생활 저변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858년 프랑스의 투르나숑이 열기구를 이용해 인류 최초로 공중사진을 촬영하면서부터다.
그 이후 1909년에 근대화된 항공기를 이용해 최초로 항공사진을 촬영했고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적국의 군사현황을 효율적으로 탐지해내기 위해 첩보용 항공사진 촬영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이렇게 주로 항공기에 의존해 지상정보를 취득하던 기술은 동서냉전으로 군비경쟁이 한창이던 60년대 들어 변화한다.
미국과 구소련의 첩보위성 발사 경쟁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선에 카메라를 장착해 지상을 관측하게 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격탐사 기술은 주로 군사 목적이나 지도를 만들기 위해 이용됐고, 탐사체에서 취득되는 정보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형 사진필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취득한 정보를 컴퓨터를 이용해 좀더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판독할 수 있게 됐다.
70년대 초반에는 미국의 본격적인 지구탐사 위성 ‘ERTS’(이후에 랜드샛으로 이름이 바뀜)가 발사돼 디지털 지상정보를 수집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디지털 위성 영상정보를 좀더 효율적으로 가공하고 분석하기 위해 DIP(Digital Image Processing)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또 그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도 하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에 기본지도나 속성정보로 활용하기 위한 ‘지리정보 시스템’ 개념도 태동했다.
이렇게 원격탐사와 지리정보 시스템에 관한 이론과 방법론이 발전하면서 이 기술들의 상업적 가치도 새롭게 인식됐다.
80년대에 본격 상용 탐사위성이 발사되면서 주로 군사 목적에만 이용하던 원격탐사 기술을 지도제작, 도시계획, 농임업, 게임, 방송, 물류, 관광, 건설 환경, 기상, 지질, 해양 등 실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동서냉전 당시 군사첩보용으로 개발했던 최첨단 지구탐사 센서 기술들이 속속 상용화돼 지상 700km 높이에서 1m 미만의 지상 물체까지도 식별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위성탐사 센서까지도 민간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IT·수학·통계 등 지식의 총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도는 종이 위에 도로나 건물과 같은 지상물체를 최대한 개략화, 추상화해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현지의 지형지물을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판독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비효율적 구조다.
즉 지도 위의 ‘선’이 무엇인지, ‘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OO로, OO빌딩, OO산과 같은 주석을 달아주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실제 지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원격탐사 영상을 지도로 이용하면 산, 강, 바다 등과 같은 천연지물뿐 아니라 도로, 건물 같은 인공지물들도 바로 알 수 있다.
실제 지형의 아름다움까지 표현할 수 있는 2차원, 3차원 지도를 제작할 수도 있다.
게다가 다양한 영역에서 수집한 원격탐사 영상의 특성을 이용해 토지 이용, 지질, 삼림, 환경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주제도를 제작할 수도 있어 기존 지도 이상의 효용성을 얻을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원격탐사 영상에 정보통신 기술을 부가하면 △차량항법장치(CNS) 등 GPS(위성위치확인 시스템)와 연동된 모바일 서비스 △지능형 교통체계(ITS) △인터넷 지도 서비스 △도시 종합정보 시스템(UIS)으로 대표되는 지리정보 서비스 △군사용 시뮬레이션 시스템 △항법 트레이닝 시스템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 △지형정보와 CRM이 결합된 gCRM △지형정보와 ERP가 결합된 SRP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원격탐사를 하는 데는 여러가지 기반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대부분의 원격탐사 영상은 태양으로부터 지표면에 복사되는 전자기 복사 에너지의 반사값을 수집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전자기 복사 에너지의 특성과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즉 대기분광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며 왜곡요소를 보정하기 위해 ‘강조 처리’라고 하는 과정을 DIP 기술을 이용해 덧붙여야 한다.
기하학적 지식도 필요하다.
위성이나 항공기에서 수집한 원격탐사 영상은 지구의 곡률을 감안하지 않은 불규칙한 지표면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영상을 일반 지도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기하학적 왜곡을 제거하거나 감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은 항공사진 측량학적 범주에서 다룬다.
위 과정들을 ‘전처리’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면 ‘분류’ 처리는 전처리가 끝난 원격탐사 영상 안의 화소들을 서로 유사한 것들끼리 군집화해 토지이용 현황도이나 지질도, 식생도, 수질 현황도 등과 같은 특정한 주제를 다루는 산출물을 얻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분석 결과의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수학적, 통계학적 지식도 필요하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 얻은 최종 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시스템화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자료로 이용하고 일반에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기술, 지리정보 시스템 구현기술 등과 같은 종합적 IT 기반기술이 필요하다.
도로 차선 분간하는 위성영상 상용화 도시, 환경, 농업, 삼림, 국방 등과 같은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원격탐사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축척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간 정보들을 관리하기 위해 지리정보 시스템이 개발됐다.
지리정보 시스템으로 원격탐사로 얻은 공간, 속성 자료를 효율적으로 검색, 저장, 관리할 수 있다.
원격탐사 기술은 지리정보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매우 함축성 있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가장 자주 이용되는 방법이다.
원격탐사는 여러가지 환경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지도정보만을 이용한 지리정보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거나 측정이 어려운 생태물리학적 현상들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원격탐사 정보들이 여러가지 다른 형태의 공간정보들과 서로 호환되지 않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지리정보 시스템과 원격탐사 자료를 통합해 그 장점만을 이용했을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원격탐사와 지리정보 시스템을 통합한 형태를 통합 지리정보 시스템이라고 한다.
원격탐사 산업 분야에서는 현재 도로의 차선까지 분간해낼 수 있는 1m급 초고해상도 위성영상의 상용화가 시작했고, 1~2년 안에 항공사진에 버금가는 50cm급 위성영상이 민간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전자지도 제작이나 3차원 공간정보 취득에 활용돼 기존의 항공사진을 위주로 한 매핑 시장을 대체하면서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존 3~7개 정도의 분광영역에 대해서만 자료취득이 가능하던 분광센서 대신에 200개 이상의 분광영역에 걸쳐 영상을 수집할 수 있는 ‘위성 하이퍼 스펙트럴 센서’ 역시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원격탐사 산업은 2002년 세계시장 규모가 20억달러로 예측된다.
그만큼 공간 영상 콘텐츠가 필요한 수많은 응용분야에서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국내에서도 ‘아리랑’ 같은 자체 탐사위성을 더 발사할 계획이며, 관련 요소기술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원격탐사와 관련된 요소기술은 군사첩보 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어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몇몇 군사강대국에 집중된 상태다.
위성체 개발, 발사체 개발, 위성 제어장치 개발 등 첨단 항공우주 하드웨어 기술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주적 기술력도 보유할 수 있고 거대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