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마지막 주 역레포 292bil 증가, 지급준비금 326bil 감소
현재 지급준비금은 여전히 충분하며 단기자금시장 위기 없어
[이코노미21 양영빈] 미국의 연말 역레포가 급증하면서 지급준비금이 2020년 10월 21일 이래 최저 수준인 2.89조달러로 하락했다. 연말 또는 분기말 역레포 급증 현상은 종종 벌어지는 현상이다.
미국에서 영업하는 유럽계 은행들은 분기말, 연말 대차대조표 관리를 위해 기존에 차입을 했던 부분을 정리하면서 대차대조표를 대폭 축소하게 된다. 분기 평균으로 대차대조표를 관리하는 미국 국내 은행과는 달리 유럽계 은행들은 분기말의 대차대조표를 기준으로 위험관리 지표를 산출하기 때문에 분기말, 연말의 움직임이 크게 되고 이는 단기시장 자금 융통에 영향을 준다. 다음은 역레포의 최근 움직임을 보여준다.
연준 대차대조표는 보통 수요일 기준으로 일주일 단위로 발표된다. 그러나 역레포는 일별 자료를 발표한다. 따라서 연준의 지급준비금은 12월 24일의 역레포와 일주일 후인 12월 31일 역레포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기간 동안 역레포는 292bil 증가했다. 이것은 다른 요인의 변화가 없다면 지급준비금이 292bil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연준의 QT는 매월 중순과 말일에 결제된다. 12월 31일이 화요일이었으므로 수요일 기준으로 발표하는 지급준비금은 QT에 의한 효과까지 더해진다. 12월 31일에 있었던 QT 규모는 30bil이었다. 따라서 지난 주에 역레포 증가와 QT에 의한 지급준비금 감소는 320bil 정도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연준의 지급준비금 추이를 보여준다.
수요일 마다 발표하는 연준의 지급준비금은 전 주에 비해 326bil이 감소했다. 앞에서 구한 역레포 증가와 QT에 의한 효과와 거의 비슷하다. 지급준비금에는 1월 2일 줄어든 역레포 감소가 반영돼 있지 않다. 따라서 1월 2일 감소한 역레포 233bil을 더하면 지급준비금은 3.12조달러 수준임을 추정할 수 있다.
유럽계 분기말 은행 대차대조표 축소의 영향
유럽계 은행은 분기말에 레포시장 차입등을 정리함으로써 은행 대차대조표를 줄인다. 이것의 1차적 효과는 MMFs의 투자처 중 하나가 없어지게 만들고 MMFs는 남는 자금을 역레포에 투자한다. 이번에도 보듯이 분기말에 거의 300bil을 레포 시장에서 빼는 효과를 가져와 레포 시장에 충격을 가져온다.
연준이 마련한 상설레포는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였다. 연준은 상설레포 개장 시간을 기존의 오후에 오전 시간을 추가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번에 상설레포가 쓰인 것은 총 한도 5000억달러에서 불과 400만달러만 쓰여 SRF가 분기말에 생기는 단기자금 시장 변동을 흡수하기에는 큰 한계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 주었다.
레포시장은 철저한 딜러위주의 시장이다. 주식시장은 수요자과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브로커 시장이다. 브로커 시장의 대표적인 사례인 부동산 중개업처럼 주식시장에서 증권사는 주식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매칭해 주는 역할만 한다. 그러나 레포시장은 최종 자금 공급자(주로 MMFs)와 최종 자금 수요자(주로 헤지펀드)가 직접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딜러를 통해 거래를 한다. 즉 딜러는 모든 수요자에 대해 공급자와 모든 공급자에 대해 수요자 역할을 한다.
연말의 역레포 급증과 이로 인한 SOFR 금리의 급등 원인을 보려면 레포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딜러의 행태를 잘 봐야 한다.
딜러는 최종 자금 공급자인 MMFs로부터 자금을 공급 받고(레포 차입) 최종 자금 수요자인 헤지펀드에게 자금을 제공(레포 대출)한다.
이때 딜러의 대차대조표는 다음과 같다.
딜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차대조표의 효율적 사용이다. 연준이 마련한 상설레포를 사용하면 딜러의 대차대조표는 위 그림의 왼쪽처럼 된다. 대차대조표의 크기가 1500이 된다. 그러나 상설레포가 아닌 중앙청산소 기능을 보유한 곳에서 거래를 일으키면 오른쪽의 노란색 부분을 상쇄시켜주므로 딜러의 대차대조표는 500으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현재 딜러의 대차대조표는 바젤3의 한도를 거의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딜러들은 연준이 제공하는 상설레포 시장의 금리가(현재 4.5%) 조달 금리보다 낮더라도 대차대조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딜러에게 중요한 것은 자금 수요처가 확보되는 한 상설레포 금리인 4.5%보다 금리가 높더라도 대출 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높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설레포 금리보다 높은 금리가 발생하게 된다.
다음은 최근의 단기자금 시장 금리(SOFR)의 추이를 보여준다.
SOFR 금리는 12월 26일에 상설레포 금리보다 3bps 높았다. SOFR 금리는 전체 거래의 평균 금리이다. 26일에 상위 25%의 평균 금리는 4.70%이었고 상설레포 금리인 4.5%보다 무려 20bps가 높았다. 이날의 거래량은 2.32조달러였으므로 거래량의 25%인 5800억달러가 평균 금리 4.7%로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연준이 비록 상설레포 개장을 추가했지만 사용 금액이 거의 zero에 가까웠던 것은 딜러의 대차대조표 제약이 이미 거의 한계에 도달했고 딜러들의 주 관심사가 연준이 제공하는 상설레포가 아닌 대차대조표 비용 절감 또는 대차대조표의 효율적 사용이었음을 말해 준다.
이번 연말에는 지급준비금의 대폭 감소와 SOFR 금리 급등이 함께 있었다. 이것을 지급준비금의 부족으로 해석하면 연준은 최소한 QT를 중단하거가 아니면 QE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현상은 지급준비금의 부족보다는 레포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딜러의 대차대조표 비용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여기에는 일주일 단위로 발표하는 지급준비금과 일별 단위로 발표하는 역레포라는 것까지 맞물려 지급준비금의 감소를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
현재 수준에서 지급준비금은 여전히 충분(Abundant)하며 실제 지급준비금의 부족이 가져왔던 2019년 9월의 단기자금시장 위기 같은 사건은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21]
SRF의 사용이 저조하네요, Fed에서 hard ceiling으로 추진하는 기구인데요.
혹 SOFR 금리급등에서 Sponsored GCF, Sponsored DVP의 금리 급등이 상위 25%를 구성하는게 아닌지요?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