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출 규모 사상 첫 500조원 돌파
개인사업자대출 받은 자영업자 중 78% 가계대출도 있어
영세 자영업자들, 정부의 금융지원책 끝나면 무더기 부실 우려
[이코노미21 김창섭 본부장] 지난해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가 20% 정도 급증했으며 총대출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넘었다. 다중채무자는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 받은 사람을 말한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이 있는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126만명으로 전년도(105만7000명)보다 20만3000명 늘어났다. 다중채무자 증가율은 19.2%로 직전년도 7%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
작년 기준 통계청이 집계한 자영업자 수는 549만8000명으로 자영업자 5명 중 1명(23%)이 다중채무자인 셈이다.
다중채무자의 총대출 규모는 500조800억원으로 1년전보다 75조원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었다. 총대출은 자영업자가 사업자 명의로 받은 대출과 개인 자격으로 받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까지 합친 금액이다.
영세자영업자는 사업자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가계대출까지 끌어 쓰는 경우가 많다. 작년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이 있는 자영업자 254만여명 중 78%인 199만명이 가계대출을 동시에 받았다.
심각한 것은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대부분 금리가 높은 2금융권과 대부업 대출을 함께 갖고 있어 이자 부담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중채무자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크고 빚을 ‘돌려막기’ 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자영업 차주 198만7000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10명 중 8명(78.7%)가 비은행 대출을 함께 갖고 있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은행에서, 가계대출은 비은행권에서 빌린 경우가 22.4%로 가장 많았고 두 가지 대출 모두 비은행에서만 빌린 자영업자도 11%였다.
이로 인해 빚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금융지원책이 끝나면 무더기 부실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금리가 인상되면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