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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론] 한미FTA와 유독성 폐기물
[경제시론] 한미FTA와 유독성 폐기물
  • 이코노미21
  • 승인 200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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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정권 초창기부터 호기롭게 온갖 개혁을 외치며 국민들을 헷갈리게 해왔다.
그러나 정작 임기 말에 다다라 보니, 개혁은커녕 재벌과의 확고한 연정을 선언하면서 보수 기득권 세력들의 방패막이로 앞장서고 있다.
임기 말 업적 세우기는 역대 정권과 한 치의 다름도 없다.
한미FTA는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대통령은 말하고 있으나, 사실은 일부 친미 관료들이 미국과 국내 재벌들의 이해에 따라 오랫동안 음모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다.
정부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의 생각과 판단은 근거 없고 어리석다 몰아 부치며, 반대는 곧 쇄국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한미FTA는 다수 국민들의 생존이 직결된 민주주의의 실험장으로 솔로몬의 결단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스스로 체질 개선에 의한 개혁이 아닌 외부 충격에 의한 개혁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매우 위험하다.
개방이 대세라고 마구잡이식 개방마저 정당한 것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질서를 확립하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인 다음 개방을 시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우리나라는 소수 거대 자본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완전한 세습방안을 세워주지 않으면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거대 재벌의 시장 독식은 우리의 장기 경쟁력을 갉아 먹는 병원(病原)이다.
거대자본과 소액자본의 자유경쟁 결과는 너무나 자명하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의 몰락을 보면 거대자본의 파괴력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미FTA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정부의 홍보책자 제목처럼 사자에게 넓은 들판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문제는 우리가 사자가 아니란 점이다.
국제금융시장에는 우리나라 경제관료들만 모르는 ‘toxic waists’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경제관료들이 국익 운운하며 투자하는 상품들을 외국의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유독성 폐기물’이란 말로 뒤에서 놀린다.
국제시장에서 나라 망신시키고 국민들이 피땀 흘려 벌어놓은 달러를 폐기물에 투자하여 날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얌체짓으로 DDA협상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이제 미국은 FTA에 올인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FTA에 몰입하는 이유는 뻔하다.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시가 급한데, 다자간협정은 각국의 이해가 달라 쉽게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고 미국에 큰 이득도 안 되기 때문이다.
FTA는 약육강식의 논리이고 힘센 자가 모든 것을 다 갖는 구조다.
한미FTA로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관료들의 주장은 애처롭기 짝이 없다.
지금은 한미FTA에 몰두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소모적 논쟁으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한미FTA 협상을 당장 접고, 위기에 처한 미국경제가 가져올 파고를 고민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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