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차임에도 중형차 못지않은 크기가 느껴졌다.
전체적인 디자인 역시 날씬하기보다는 약간 펑퍼짐해 보였다.
알고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이 차는 아반떼 XD보다 길이가 20mm 짧아진 대신 너비x높이가 각각 50x55mm 늘어난 1,775×1,480mm이니, 차체가 커 보이는 대신 다소 통통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신형 아반떼는 4세대 모델이다.
1세대 엘란트라, 2세대 아반떼, 3세대는 아반떼XD에 이어 새롭게 탄생한 모델이다.
마침 시승차와 함께 나란히 세워놓은 차가 아반떼XD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신형과 구형을 놓고 겉모습을 비교해볼 기회를 가진 셈이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였다.
구형의 그릴은 세로줄에 무난한 직사각형 램프지만, 신형은 크롬라인이 혼합된 가로줄 그릴에, 눈을 매섭게 치켜뜬 모양의 램프다.
여기에 대단한 후드 캐릭터라인이 적용돼 이 차를 공격적으로 보이게 했다.
옆모습이나 뒷모습의 경우 구형보다 훨씬 또렷해졌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스포티한 스타일이 적용돼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옆모습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또 밋밋한 이미지가 줄어든 대신 정확하게 각(?)을 잡아 세운 트렁크 리드, 루프라인으로부터 이어지는 볼륨감 있는 필러 라인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 아반떼 맞아? - 신선한 인테리어 현대인들은 차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의외로 길다.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때만큼은 행복하고 편안해야 한다.
승차감도 그렇고 실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운전자에게 주는 느낌에 따라 때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 전환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라면 신형 아반떼는 성공한 것 같다.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기분 좋게 놀랐다.
베이지 투톤의 실내 디자인은 차분했고, 계기판이나 각종 기기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감성이 느껴졌다.
계기판의 속도계 아래 주행거리 등을 알려주는 트립이 디지털로 표시돼 있고,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조작이 쉽도록 했다.
그 위에는 심플한 모습의 오디오가 자리하고, 양 옆으로 덕트가 세로 형태로 놓여 있다.
오디오 아래에는 이색적인 누드 타입의 공조장치 버튼이 있다.
누드 타입 버튼 덕분인지 계기판 조명을 켜면 블루 톤의 실내 색상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에는 각종 오디오 리모컨 스위치 등을 잘 정리해 배열해 높았다.
또한 도어 손잡이, 기어 박스, 공조 스위치 부분, 스티어링 휠의 리모컨 스위치 부분은 메탈 페인트를 적용해 투박함 대신 세련된 모습으로 갈아입었다.
이렇게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썼다는 것은 아반떼가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고, 최근 젊은 층의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 지를 적극 반영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가벼운 핸들, 부드러운 가속 성능 시승차는 1.6 감마엔진을 얹은 S16 AT로 최고출력은 121마력, 최대토크는 15.6㎏·m에, 4단 게이트 타입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렸다.
그저 살짝 밟았을 뿐인데 차가 시원스럽게 나간다.
구형처럼 굼뜬 출발이 아니다.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것이 엔진 파워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급한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한계를 느낄 수 있겠지만, 도로를 달리는 대부분의 차들이 산길이나 급경사를 달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충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핸들은 무척 가볍다.
무거운 핸들을 꺼리는 여성들에게는 ‘딱’이다.
또한 운전면허를 따고 첫 차로 아반떼 구매를 고려하는 운전자들 역시 핸들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은 브레이크 페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우선 페달의 크기가 널찍해서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가볍게 밟아도 차가 잘 가고 잘 선다.
엔진 소음은 좀 있는 편이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실내에서 가벼워진 핸들로 편안하게 운전하면 될 것 같다.
때로는 엔진 소리도 사운드가 되어 귀를 즐겁게 해주니까. 승차감은 부드러움보다는 약간 단단함에 가깝다.
코너링 때 시트가 몸을 감싸주는 기능이 약간 부족한 편이다.
좀 더 몸을 많이 감싸는 버킷 타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쏠림현상은 매우 적다.
앞 서스펜션의 기울기 때문이다.
서스펜션을 운전석 쪽으로 보다 많이 기울여 뒤에서 밀려오는 힘을 최대한 많이 흡수하도록 했다.
안전성과 편의성 보강, 하지만 가격은 상승 안전장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신형 아반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후방경보장치, EBD-ABS, 사이드와 커튼형 에어백, 조수석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 각종 안전장치로 무장했다.
미국 교통관리국(NHTSA)에서 실시하는 신차 충돌프로그램(NCAP)에서도 정면충돌의 경우 별 5개, 측면충돌 역시 별 5개로 구형(별 4개)에 비해 좋아졌다.
열선 내장 시트, 6:4 분할 뒷좌석 시트, 도어 암레스트, 레인센싱 와이퍼, 발수도어 글라스, 자외선 차단 윈드실드 글라스, 알루미늄 페달 및 풋 레스트 등 각종 편의 장치로 무장했다.
또한 S16 AT의 공인 연료효율은 ℓ당 13.8㎞다.
구형에 비해 ℓ당 1.5㎞를 더 갈 수 있는 것이다.
무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반떼XD는 1,220㎏이지만 아반떼는 1,191㎏이니, 29㎏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은 신형 아반떼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도 된다.
아반떼의 가격은 구형 대비 최저 15만원에서 최대 113만원까지 올랐다.
주력 판매차종인 S16 럭셔리 AT는 1,495만원으로, 구형 1.6 골드 기본형 AT에 비해 92만 원 정도 비싸졌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차를 타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마음이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오른 가격만큼 성능과 디자인, 각종 편의장치와 연비까지 개선한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진희정 기자 jhj155@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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