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231억원을 미납 중인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78)씨가 "추징금을 완납할 수 있도록 검찰이 차명재산을 환수해 달라"고 탄원했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3일 오후 5시55분께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에 "노재우(노 전 대통령 동생)씨와 신명수(노 전 대통령 전 사돈) 전 신동방 회장에게 맡겨진 재산을 환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A4용지 한 장 분량의 탄원서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병세가 심화되면서 추징금을 완납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차명재산 환수를 위해 노력했다"며 "추징금을 갚기 위해 재우씨 및 신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해 여의치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은 현재 231억원의 추징금 미납분을 해결하지 못한채 '추징금 미납'이라는 비난과 '가족간 재산분쟁'이라는 불명예를 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추징금 완납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의미를 넘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역사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며 "검찰이 사명감을 갖고 이들에게 맡겨진 재산을 환수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추징금을 완납하기 위한 금원 이외의 재산에 대해선 단 1원도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며 "만약 남는 재산이 있다면 구가에 귀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확정받았으며 지난 15년간 추징금의 91%에 해당하는 2397억여원을 납부했다.
검찰은 재우씨 소유 냉동창고업체 오로라씨에스와 신 전 회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120억원과 230억원이 각각 흘러들어갔다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지난해까지 재우씨에게서 52억7716억원, 신 전 회장에게서 5억1000만원을 회수했다.
검찰은 현재 노 전 대통령 비자금으로 설립된 오로라씨에스의 차명주식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6월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신 전 회장에게 맡겨진 비자금 230억원과 이자 420억원 등 모두 654억6500여만원을 되찾아 달라"는 진정서를 접수하고 계좌추적 등을 벌이고 있다.
최근 노 전 대통령 운전기사 정모시가 금융기관 5곳에 30억3500여만원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출처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