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5만명중 개인은 99.2% 차지
금융감독당국이 현재현 회장 등 동양그룹 오너 일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대주주들의 위법행위와 계열사간의 부적절한 자금거래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7일 "동양그룹 일부 대주주의 위법행위가 발견됨에 따라 검사인력을 추가투입하고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지난달30일부터 동양그룹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하며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검사가 진행중이라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부 대주주의 위법행위와 기업어음(CP) 발행 등과 관련된 부정거래혐의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고발이 아닌 수사의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검찰고발은 상당한 증거자료가 확보돼야 가능하다"면서 "금감원 검사대상이 아닌 계열사가 있고,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의뢰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검찰당국의 수사는 현재현 회장의 위법행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금감원이 현 회장을 주요 수사요청 대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수사의뢰는 현재현 회장에게 초점이 맞춰졌고, 오너 일가도 포함됐다"면서 "대주주의 위법행위, 계열사간 자금거래, 불완전판매 등이 주요 수사의뢰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동양증권의 영업정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규정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불완전판매 검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신속한 조치를 위해 오늘이나 내일 중 정식으로 수사의뢰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이날 "현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해 경영권을 유지하고자 했고 정 사장은 이 CP의 판매를 독려했다"며 이들을 특정 경제범죄의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이 CP는 지난 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라며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이 CP는 휴짓조각이 되고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양그룹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을 사들인 투자자가 5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9월말 현재 투자자 판매 규모는 4만9928명, 판매금액은 1조699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투자자 중 99.2%인 4만9561명은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은 367개사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도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액이 1조5776억원으로 92.8%를 차지했고, 법인은 1225억원에 그쳤다.
CP와 전자단기사채의 경우 1만2458명이 4587억원을 투자했다. 동양레저에 5102명(개인 5052명, 법인 50개사)이 1669억원을, 동양인터내셔널에는 8657명(개인 8585명, 법인 72개사)이 2919억원을 투자했다.
회사채는 (주)동양에 2만8217명(개인 2만8031명, 법인 734명)이 8696억원, 동양시멘트에 9885명(개인 9800명, 법인 85개사)이 2148억원이 투자됐다.
ABSTB는 티와이석세스에 4776명(개인 4724명, 법인 52개사)이 156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