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Fed)에 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각국 중앙은행이 늘고 있다.
이는 낮은 물가상승률과 경기전망 부진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만,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21일(현지시간) 해외 저성장·저물가를 이유로 들어 현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2015년 1월부터 정책금리를 -0.75%로 유지하고 있으며 스위스 중앙은행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0.3%와 0.6%로 낮췄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현 0.75%로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영국 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걷히지 않아 금리동결을 전망해왔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도 금리를 동결했으며 앞서 지난달 하순 이후 이스라엘, 헝가리, 호주, 폴란드, 터키, 캐나다, 태국, 아이슬란드 중앙은행도 줄줄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지난 7일 정책금리 동결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 도입을 발표했고 연준도 지난 20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를 오는 9월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로화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유럽 내 비유로존 국가들은 현행 마이너스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CB의 완화적 정책에 따른 유로화 약세는 수출입의 많은 부분을 EU에 의존하는 스위스 등 유럽 내 소규모 비유로존 국가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내 비유로존 국가인 스웨덴과 덴마크는 각각 현재 -0.75%, -0.65% 수준인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세계 각국 은행들의 완화정책 선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에 거품을 조장하고 다음 불황이 닥쳤을 때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지를 적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유지가 상업은행의 비용 부담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노디아에셋매니지먼트의 거시경제 전략가 세바스티안 갈리는 "유럽 내 비유로국 중앙은행들은 결국 ECB의 금리정책을 따라갈 것이며 이는 이들 국가 내 주택시장 거품과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