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미국 사업부문 가치 200억~500억달러 추정
빌 게이츠 “MS의 틱톡 인수는 ‘독이 든 성배’”
[이코노미21 신성은 선임기자] 화웨이에 이어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기업 ‘틱톡’ 인수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트위터도 가세했다.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만이 틱톡의 해외사업을 전체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는데 트위터의 참여로 인수전 판이 커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트위터는 최근 틱톡 인수 의사를 밝히고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는 MS와 달리 틱톡의 미국 사업부문만 인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가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에서는 MS에 비해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약점은 인수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틱톡의 미국 사업부문 인수금액만 트위터의 시가총액(약 291억달러)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에서 추정하는 틱톡 미국 사업부문의 가치는 200억~500억달러 규모다.
현금도 부족하다. 트위터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월말 기준 78억달러에 그친다. 이는 MS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360억달러의 5.7%에 불과하다. 다만 미국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가 트위터에 인수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금뿐 아니라 인수범위도 MS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MS는 틱톡의 북미, 유럽, 인도 등 해외사업을 전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가장 크긴 하지만 유럽에서도 반중정서가 확산되고 있고, 인도는 중‧인도 국경분쟁 후 틱톡에 대한 불매운동이 커지고 있어 틱톡 입장에선 해외사업 부문 일괄 매각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MS는 틱톡을 인수할 경우 MS보다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보고 있다. 만약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MS보다는 강도가 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틱톡 인수전과 관련해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지난 7일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 사업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며 “MS의 틱톡 인수는 ‘독이 든 성배’”라고 말해 틱톡 인수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빌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MS가 틱톡을 인수할 경우 수익의 많은 몫을 미 재무부에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틱톡 인수와 관련한) 거래 원칙이 완전히 이상하다”며 “아무튼 MS는 그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
틱톡을 자금과 규모면에서 우위에 있는 MS가 인수할지 아니면 자금 열세 속에 사업구조 변화를 꾀하는 트위터가 반전을 만들며 인수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