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의원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 도입해야”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지난달 말까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나쁜 임대인’은 총 425명으로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5793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임대인은 작년 8월 257명에서 올해 8월 425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65.4% 증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세부내역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가장 많이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임대인은 올해 8월까지 총 284가구의 보증금 576억6900만원을 돌려주지 않은 A씨다. 그는 2016년 9월부터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로 작년까지 477채의 등록임대주택을 매입했다. 이에 HUG는 세입자에게 571억7700만원을 대위변제했는데 그가 HUG에 갚은 돈은 1억5300만원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B씨는 8월까지 192가구의 보증금 357억9925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는 작년에 591채의 등록임대주택을 보유해 '빌라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HUG는 344억3225만원을 세입자에게 대위변제했으나 회수한 금액은 3억5266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소병훈 의원은 “급증하는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는 임대차계약이 끝났음에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고의적,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나쁜 임대인의 이름이나 그들이 소유한 주택의 주소, 다른 가구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실제로 영국 런던시는 2017년 5월부터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Rogue landlord checker)'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 도입 이후 약 20개월간 18만5000명이 나쁜 임대인 이력 확인 시스템을 통해 임대인의 법령 위반 사실을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