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부현 인턴기자] 지난 주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 뉴스섹션에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 12페이지 짜리 자료가 배포됐다. 한국의 테라랩(Terraform Labs)과 창업자인 권도형이 SEC를 상대로 뉴욕남부지방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례적인 내용과 함께 소장을 업로드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3일경 테라랩이 스테이블 코인 테라의 토큰으로 루나토큰(LUNA)에 이어 디파이 (DeFi)프로젝트인 미러 프로토콜(Mirror Protocol)을 발행한 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미러 프로토콜은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공개 기업의 주가를 따르는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즉 “전 세계의 개인 투자자들이 손쉽게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 목표다.”라고 당시 권도형 테라 공동대표이자 테라폼 랩스 CEO가 발표했다. 엠에셋(mAssets)으로 알려진 토큰들은 오라클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가격들을 실제 주식시장에서 6분마다 추적해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거래예상량의 150% 담보만 제공하면 미국증권시장에서 직접 거래하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24일 처음으로 테라랩과 권도형에게 이메일로 조사에 협조를 요구한 이래 9월 20일 뉴욕에서 개최된 메인넷 컨퍼런스(2021 Missari’s Mainnet Conference)에 발표자로 참석한 권도형에게 공개적으로 소환장을 발부하고 ‘합성자산(mAssets)의 미국 증권거래법 위반과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권리 침해’를 이유로 미국 법원에 제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디고고(Indigogo) 창업자 등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다수가 발표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장 테라랩과 창업자이자 CEO인 권도형은 SEC의 소환에 대비해 미국법원과 증권거래위원회에 관할권 없음을 주장하는 소장을 SEC를 상대로 10월 22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뉴욕남부지역연방법원에 제기했다. 테라랩으로서는 루나(LUNA)가 디파이 프로젝트인 미러 프로토콜(Mirror Protocol) 론칭으로 국내 거래소는 물론이고 코인베이스에 한 때 7000원대까지 밀렸던 거래가격이 최근 5만원을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SEC 소환으로 루나에까지 문제가 파급되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권도형, 신현성 공동창업자이자 CEO가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되고 미러 프로토콜의 상장폐지 문제가 닥치게 되면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은 “미러 프로토콜(MIR)이 출시부터 금융투자상품으로 증권 혹은 파생상품에 해당돼 증권거래법 위반이 문제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경고했다”고 밝히면서 “애플(AAPL)이나 테슬라(TSLA) 등 증권거래소 상장 주식 뿐 아니라 프리IPO 주식에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금융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행보가 SEC의 강경대응을 가져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내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과 상장폐지 문제가 거론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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