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 헝다 손실 약 1조4433억원 추산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중국 하이난성 단저우시 당국이 헝다가 하이난 인공섬에 짓고 있는 아파트 건물 39개 동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신경보(新京報) 등은 3일 “최근 중국 인터넷에 하이난(海南)성 단저우(儋州)시 당국이 헝다 측에 보낸 철거명령 공문사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자 단저우시 당국의 공문내용은 도시계획법 위반을 이유로 헝다가 공사 중인 하이화다오(海花島) 2호섬의 건물 39개 동을 열흘 안에 철거하라는 명령이다. 철거명령 대상은 주거전용 지역인 2호섬의 3기 프로젝트로 총 건축면적은 43만㎡에 달한다.
중국 부동산 업계는 하이화다오 내 주택 평균 분양가가 1㎡당 1만8천위안(한화 337만3920원) 가량이었다면서 39개 아파트 철거로 헝다의 손실이 77억위안(1조4432억8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이화다오는 헝다가 하이난성 단저우시 해안에서 600m 떨어진 바다를 매립해 만든 인공섬으로 꽃 모양을 한 1호섬을 중심으로 나뭇잎 모양을 한 2호섬과 3호섬이 양 옆에 자리 잡고 있다. 헝다는 1600억위안을 투자해 이 인공섬에 호텔, 테마파크, 워터파크, 쇼핑센터, 영화 촬영 세트, 아파트 등을 건설 중이다.
중국 매체들은 “대규모 매립을 통한 인공섬 조성으로 오랫동안 환경파괴 논쟁이 있었다”면서 “이번 철거 명령이 (지방정부의) 하이화다오사업 '바로잡기’의 일환일 것”이라 분석했다.
하이난성은 지난 2019년 하이화다오를 상대로 전면 조사를 벌여 14건의 불법 행위가 발견됐다면서 2억15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헝다는 지난달부터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서 당국의 철거 명령으로 1조원대 규모의 주택을 판매하지 못해 대량 손실을 보게 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헝다에 파견한 광둥성 업무팀과 국유기업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회사 내부에 설립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통해 헝다사태를 사실상 직접 통제하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사회적 동요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헝다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150만명에 달하는 수분양자들에게 주택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헝다는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날부터 당분간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