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이재명 36% vs 윤석열 37%
리서치뷰, 이재명 36% vs 윤석열 48%
한국갤럽 ‘접전’ 반면 리서치뷰 ‘오차범위 밖 우세’
가장 큰 차이는 전화면접조사 vs ARS 조사
ARS 조사 응답률 낮고 적극 지지층 응답률은 높아
[이코노미21 원성연 편집인]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왔다. 한국갤럽조사에선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리서치뷰 조사에선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조사의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너무 커 동일 시점의 조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갤럽의 두 후보 지지율 차이는 1%포인트 였으나 리서치뷰의 지지율 차이는 무려 12%포인트나 된다.
두 조사가 어떤 차이가 있어 이처럼 큰 격차가 발생한걸까. 두 조사의 조사개요와 결과를 보자.
한국갤럽은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으며 두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 36%, 윤 후보 37%로 경합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뷰는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상대로 ARS 조사를 실시했으며 윤 후보가 48%, 이 후보가 36%를 기록해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의 우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기간은 갤럽 8~10일, 리서치뷰 9~10일로 한국갤럽이 하루 많지만 조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만한 변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표본수는 1천1명과 1천명으로 차이가 없다.
눈에 띄는 것은 조사방법이다. 갤럽은 전화면접(무선 90%·유선 10%), 리서치뷰는 ARS(자동응답)(무선 85%·유선 15%) 방식으로 진행돼 조사방법이 다르다.
전화면접조사와 ARS조사는 중요한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응답율에서 큰 차이가 있다. 두 조사의 응답율을 보면 갤럽은 14.7%, 리서치뷰는 6%였다. 전화면접조사가 ARS보다 응답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ARS 조사는 기계음에 대한 이질감 등으로 응답률이 낮다.
또한 ARS 조사는 적극 지지층의 응답률이 높게 나오는 편이다. 적극 지지층의 응답이 높다는 것은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는 의미다.
낮은 응답률에도 여론조사기관이 ARS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 때문이다. ARS조사는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조사비용이 적게 든다.
다음으로 ‘지지후보 없음’이 두 조사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지지후보 없음(의견 유보)이 10%에 달했다. 하지만 리서치뷰 조사에선 6%에 그쳤다. ARS 조사는 부동층, 소극적지지층 또는 정치에 관심이 낮은 층의 응답을 받기 어렵다. 이들은 ARS로 전화를 받으면 전화를 끊을 가능성이 높아 과소표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RS 조사에 대해 객관성이나 정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국통계학회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의뢰로 진행한 ‘선거 여론조사의 객관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조사방법론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화면접조사는 중도적 성향 응답이 많지만 ARS는 양극단적 응답이 높게 나타난다.
백영민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2021년 12월 1일자 ‘신문과 방송’ 기고문에서 “ARS 조사 방식의 문제점이 장기간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안따깝게도 더욱 악화해 간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값싸지만 편향적인 응답자로 구성될 ARS 조사 결과와 다소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편향성이 덜한 전화 면접 조사 결과를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는 여론조사 보도로 인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CNN 방송은 ARS 결과를 인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RS 조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