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더 크게 줄일 계획
하반기 소비지출 축소하는 이유는 물가급등 46.3%
하반기 계획한 소비 이행하는데 소비여력 부족 53.1%
[이코노미21 임호균]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하반기 소비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고물가와 금리인상에 의한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에 따른 소비여력 위축으로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던 민간소비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약 10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7%는 올해 하반기 소비지출을 상반기대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하반기 소비지출이 상반기에 비해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더 크게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하반기 소비지출이 상반기에 비해 평균 7.9%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경우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0.01%)의 지출을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저소득층일수록 경기침체, 물가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여력이 상대적으로 더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했다.
하반기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물가급등(46.3%)이 가장 많았고 ∆고용·소득 불확실성 확대(11.5%) ∆채무상환 부담 증가(10.6%)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0.4%) 등 대면 서비스 소비와 ∆내구재(15.0%) ∆의류·신발(13.7%)과 같은 준내구재 위주로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음식료품(28.4%)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 등)(18.8%) ∆생필품·화장품(11.5%) 등 비내구재는 상반기대비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식료품과 생필품 등은 최근 관련 물가가 급등했지만 필수 소비재로 소비량을 줄이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 소비예상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응답자들은 하반기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물가상승세 지속(51.0%) ∆금리인상(28.6%) ∆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9.6%) 등을 지목했다. 또 응답자의 과반 이상(53.1%)이 하반기 계획한 소비를 이행하는데 소비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우 부족하다는 응답도 15.1%에 달했다.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올해 하반기라는 응답은 4.1%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내년에야 소비가 활성화될 것(46.8%)이라고 응답했다. ‘2024년 이후’와 ‘기약 없음’으로 응답한 비중도 각각 25.2%와 20.4%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민생안정과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물가안정(48.2%) ∆금리인상 속도 조절(17.9%) ∆농수산물 수급 안정화(11.9%) 등을 꼽았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