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가용 화물차 유상운송행위 일시 허가 확대
모든 유상운송 허가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이코노미21 김창섭]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10일 동안 시멘트·철강·자동차·석유화학·정유 등 주요 업종에서 총 3조263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며 연일 강경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국가경제 위기 우려가 있다고 판단 시 추가적인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발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즉각적인 대체수송 확대 방안으로 평상시에는 금지돼 있는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행위에 대한 일시적 허가를 확대 적용하고, 모든 유상운송 허가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한편 긴급 운송수요 대응을 위해 군·관용 컨테이너와 유조차 등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철도파업에 대한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면서 화물연대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대통령실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타협없는 무관용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주요 항만과 물류센터·산업단지에 경력·신속대응팀을 선점 배치하는 등 전국 경찰부대·교통·형사·정보 등 가용경력을 최대한 동원해 운송복귀 거부자와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집행부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전원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게릴라식 운송방해 및 저속주행·무단점거 등에 대비한 기동 단속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경찰은 미참여 화물차량에 쇠구슬 발사, 운송복귀 시 협박문자 등 총 24건 41명을 수사 중이다.
또한 화물연대의 공정거래법상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위와 공동으로 현장조사를 재추진하고 집단운송거부 종료 후에도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지자체→운송사→운수종사자’ 연락체계를 적극 활용해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주무부처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공동주택 공사현장을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및 이에 동조한 건설노조의 공사중단 움직임에 따른 건설공사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더해 건설현장을 더 큰 어려움에 빠뜨리는 행위”에 불과하다면서 “건전한 건설현장 노동질서 구축을 위해 업무방해, 채용강요, 금품 요구 등 건설노조 불법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건설노조는 2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동조하는 파업을 예고했으며 특히 부·울·경 지역의 경우 레미콘 타설 등 공사중단에 착수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29일 시멘트 운송거부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시멘트와 레미콘 뿐 아니라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등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정부는 평시대비 시멘트 출하량은 지난달 24일 5%에서 이달 3일은 80% 정도까지 호전됐다고 밝혔다. 다만 레미콘 생산량은 평시의 20% 수준으로 건설현장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으며 주유소 재고부족 등 운송거부로 인한 피해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 1269개 건설현장 중 751개 현장(약 60%)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고 LH 공공주택 건설 공구 244개 중 128개 공구(52%)에 레미콘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