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의 변화는 대부분 예금의 변화에 의해 설명돼
양적완화와 정부 재정지출은 예금과 M2의 증가로 이어져
현재 M2〮예금 감소는 급격히 증가한 예금〮M2가 정상화되는 과정
M2 감소를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돼
[이코노미21 양영빈] 최근 M2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4월 25일 발표한 M2는 전년대비(월말기준) -4.1%로 1960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M2의 크기(빨간색, 왼쪽 축)와 M2의 전년대비 변화율(파란색, 오른쪽 축)을 보여준 것이다.
M2는 M1(유통화폐+보통예금)에 정기예금(10만달러 이하)과 소매 MMF를 더한 지표로 한 경제에 공급된 총통화량을 가늠하는 지표다. M2를 이루는 항목 중에서 예금이 가장 큰 비중(현재 83%)을 차지하므로 M2의 변화는 대부분 예금의 변화에 의해 설명된다.
최근 M2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예금 감소는 이전에 있었던 예금 증가의 이유를 같이 살펴봐야 한다. 은행의 예금은 크게 양적완화와 은행이 대출을 늘렸을 때 늘어나게 된다.
은행의 예금 증가
은행은 민간에 대출을 함으로서 경제 전체의 예금을 늘리게 된다. 대출 경로 외에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의한 부산물로서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이 증가하게 된다. 기존의 전통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은 보통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 OMO)이라고 부른다. 연준은 OMO를 통해 국채를 은행에 팔거나 사게 된다. 연준이 국채를 은행으로부터 사게 되면 직접적으로 예금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은행의 자산 구성을 국채에서 지급준비금으로 변화시켰을 뿐 여기서 바로 예금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은행은 지급준비금이 늘었으므로 대출 여력이 증가했지만 이것이 바로 예금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양적완화(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예금은 양적완화의 부산물로 증가하게 된다. 양적완화에서는 연준이 은행이 아닌 비은행 민간 기관으로부터 국채나 MBS를 매입한다. 연준에 계좌를 가지지 못한 민간은 주거래 은행을 통해 양적완화에 참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경제 전체의 예금이 늘게 된다.
2020년 코로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연준의 전례 없이 큰 규모의 양적완화와 정부의 재정지출은 예금과 M2의 증가로 바로 이어졌다.
2020년 당시의 M2, 예금의 증가는 현재의 M2 감소를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현재의 M2, 예금의 감소에 대해 여러 분석가들은 임박한 경기침체를 걱정한다. M2의 전년대비 증감과 경기침체를 보면 다음과 같다.
1960년 이후 월별로 본 전년대비 M2는 항상 플러스 값이었다. 즉 M2는 항상 증가했다. 그림에서 녹색 원은 M2의 증가율이 둔화된 지점이다. 회색은 경기침체 기간인데 녹색 원 기간에 M2는 감소한 것이 아니라 이전보다 덜 증가했던 시기이다.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지 감소한 것은 아니었다. 반면에 빨간 원은 M2 증가율이 늘어났던 즉, 이전보다 M2 증가가 더 빨랐던 시기이고 경기침체가 있었던 시기이다.
1980년대 이후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지급준비금의 양을 목표로 한 양적정책에서 돈의 가격을 중심으로 한 금리정책으로 바뀐 시기이다. 1980년대 이후의 시기를 M2의 증감으로 경기침체를 논하는 것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음 그림처럼 거의 100년 전의 대공황 시기와 현재의 M2 감소를 병렬시켜 경기침체를 논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M2와 예금은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해 그 크기가 변하게 된다.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양적긴축(1차 QT)을 실시했고 2019년 8월까지 연준 자산은 4조4600억달러에서 3조7600억달러로 연준 자산의 축소가 있었다. 2년간 7000억달러의 자산 축소가 있었고 월별로 300억달러의 감소가 있었다. 같은 기간 동안 은행신용, 은행예금은 각각 1조1700억달러, 8900억달러 증가가 있었다. 은행신용과 은행예금의 증가는 곧바로 M2의 증가와 연결됐으며 M2는 동기간 동안 1조1400억달러 증가했다.
1차 QT 시기의 연준의 대차대조표 감소는 이전의 QE의 부산물로 늘어난 지급준비금과 예금을 감소시키며 M2의감소로 이어진다. 그러나 동기간에 있었던 은행의 대출증가와 동시에 같은 양만큼의 예금증가는 QT 효과를 압도했던 것이다.
다음은 1차 QT 기간 동안 연준의 대차대조표 감소와 은행예금, 은행신용, M2의 흐름을 보여준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감소하더라도 민간의 대출수요와 이에 대응한 은행의 신용창조(대출증가+증권매입)가 늘어나면 M2는 증가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연준의 2차 QT는 2022년 3월부터 시작됐으며 1차 QT의 월 300억달러 수준에 비해서 훨씬 많은 800억달러 정도를 감축하고 있다. 2차 QT이후에 예금 감소는 M2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은행의 예금 감소는 은행신용의 감소로부터 발생했음을 볼 수 있다. 은행신용창조의 두 축인 은행증권보유와 은행대출을 보면 이 기간에 은행증권보유 감소가 은행예금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월별 데이터로 본다면 은행의 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은행예금의 추이다. 현재의 M2, 예금 감소는 2020년 코로나 이후 양적완화와 대규모 재정지출로 급격히 증가한 예금 및 M2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단순하게 100년 정도 오래된 경험을 현재 상황에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M2의 감소를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성급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