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근 “대외여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워”
홍성욱 “하반기 수출 상반기보다 감소율 둔화
[이코노미21 김창섭]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하반기에도 두 자리 수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철강 및 석유화학 업종은 본격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차전지와 자동차, 조선·방산은 높은 점유율과 글로벌 수요를 바탕으로 호조세가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라는 주제로 ‘2023년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수출 한파의 영향으로 l분기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상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도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실장은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비교적 견조한 민간소비(연간 전망치 2.7%)를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정도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에 따르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이후 코로나19 위기의 2020년(-0.7%) 역성장에 이어 가장 낮은 기록이 된다.
이차전지와 관련해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현재 한국은 자국기업 제품으로 대부분의 수요를 충당하는 중국을 제외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를 정도로 선방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과 EU의 공급망 재편, EU의 이차전지 관련 환경기준 강화,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의 공급망 다변화 ∆배터리 여권제도 도입 등 지속가능한 순환체계 구축 ∆기존 상용전지(삼원계전지) 및 차세대 전지의 초격차 확보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성 메리트증권 수석연구원은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분삭했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 BYD 등 신생업체가 성장하고 있는 반면 유럽·일본 등 전통적 기업의 점유율은 2020년 초 70%대에서 현재 약 55%로 감소했다”면서 당분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기차 양산 규모를 확장한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0% 넘게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글로벌 데이터 센터 기업의 설비 교체, AI 수요 확대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여건이 양호하겠지만 반도체(-12.8%), 정보통신기기(-13.6%) 등 여전히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리 수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PC․스마트폰 등 반도체 수요 산업이 부진한 영향으로 상승세 전환을 위한 동력이 아직 부족하는 판단이다.
추지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 철강에 대해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이 개선되면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수출도 신흥국 및 복구 수요의 견인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과 선진국의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조선업은 신조선가 상승, CO2규제에 따른 노후선박 교체 사이클 진입 등으로 향후 호황이 전망됐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방위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국방비 증액 등의 수주환경과 K-방산에 대한 해외 신뢰도 등으로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등의 사례와 같은 대규모 수출 계약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올해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중국의 완만한 경기 부양 의지에 힘입어 업황이 회복의 가시권에 접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다만 중국 중심의 증설 지속 등 공급 불확실성이 존재해 중장기 전망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