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선단 공정 주도권 둘러싼 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
[이코노미21 이상훈] 초정밀 반도체 양산을 두고 TSMC와 삼성전자의 속도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2026년 하반기부터 1.6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TSMC는 이전까지 2025년 2나노 생산 계획을 밝혔는데 추가로 중간 로드맵을 공개한 것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2027년 1.4나노 공정 계획을 밝혀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TSMC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에서 1.6나노 선단 공정 기술 ‘A16’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이 이날 “예정보다 빨리 A16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배경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덕분”이라며 “해당 공정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출시한 차세대 하이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5나노이하 미세 공정 양산에 성공한 회사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두 회사는 3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2027년 1.4나노 공정 계획을 내세웠지만 1.6나노와 관련한 발표는 없었다. TSMC가 먼저 1.6나노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은 선두 주자로서의 지위를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운드리 선단 공정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1.2%, 삼성전자 11.3%로 나타났다. 1·2위 업체 경쟁에 아직은 10위권 밖이지만 인텔의 추격도 심상치 않다. 엔텔은 2021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7조5000억 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2022년 오하이오주(200억 달러), 아일랜드 레이슬립(120억 유로), 독일 마그데부르크(170억 유로) 등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선두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