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이상훈]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던 인텔의 기업 가치가 엔비디아의 16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종가 기준 인텔의 시가총액은 1357억달러(약187조원)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25일(현지기간) 발표한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2분기 실적 전망마저 기대치 못미쳐 주가가 9.2%나 떨어졌다. 인텔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2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 증가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28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인텔의 현재 시총은 사상 최대치였던 2020년 1월 292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뉴욕 증에서 시총 순위는 80위권으로 밀려났다.
한편 엔비디아 시총은 2조1930억달러에 달한다. 뉴욕 증시 기준 3위로 인텔의 약 16배 가치다.
1980·90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 CPU 분야에서 강자였던 인텔은 2000년대 초반까지 뉴욕 증시에서 시총 순위는 10위권 내였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삼성이나 대만의 TSMC에 따라 잡혔으며 CPU를 대신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부상하면서 인텔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CNBC는 “미국에서 가장 큰 칩 회사였던 인텔은 최근 몇 년간 일련의 헛발질(misstep)로 수많은 라이벌에게 추월당했다”면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모바일 칩에 대한 붐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 'AI 붐'도 놓쳤다고 전했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발판으로 파운드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까지 TSMC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미세 공정에 집중 투자를 통해 기술 우위를 확보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집중 공략하겠단 구상이다.
다만 인텔의 구상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