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연평균증가율 2018~2023년 8.3%로 높아져
한계기업의 부채 비중 확대 등 유의해야
[이코노미21 이상훈]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채가 계속 늘면서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12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기업부채는 2734조원으로 2018년 이후 1036조원 증가했다.
기업부채의 증가 속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10~2017년 연평균 증가율은 4.3% 수준이었는데 2018~2023년은 8.3%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2022년 3/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2.2%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명목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2.3%로 2017년 말(92.5%) 대비 29.8%포인트 상승했다.
2017년 말 기업부채 비율은 가계부채(89.4%)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2023년 말에는 100.4%로 가계부채를 크게 웃돌았다.
기업부채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부동산 부문에 대한 신용공급 확대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부동산 투자 및 개발 수요가 크게 늘면서 금융권의 부동산업 관련 대출 잔액은 2018~2023년 301조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기업 부채 증가액의 29% 수준이다.
한은은 명복 GDP 대비 부동산 대출 잔액 비율이 2017년 13.1%에서 2023년 말 24.1%로 높아졌다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동산 부분 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도 기업부채 증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규모는 2017~2019년 연평균 24조원 수준에서 2020년~2022년 연평균 54조원 안팎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점진적으로 부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업 및 개인사업자 부분을 제외한 일반 기업의 부채는 2020년 이후 상당폭 확대됐다. 특히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의 부채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은은 2020년 이후 수익성 둔화 등으로 영업 현금흐름의 개선이 제한된 상황에서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외부자금조달을 통해 충당한 영향으로 대기업 부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부채 규모 증가와 고금리 등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늘면서 부채 상환 능력이 낮은 한계기업의 부채 비중이 확대되는 등 기업 부채의 질이 다소 저하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체 외감기업 차입금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4.7%에서 2022년 17.1%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