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유동화증권들보다 저리로 발행 가능
은행, 저리로 자금조달→소비자, 대출금리 하락
[이코노미21 박원일] 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로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됐다.
27일 금융위원회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5대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을 개최해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지급보증서비스가 27일부터 본격 개시된다고 밝혔다.
‘커버드본드’(Covered Bond)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 장기채권으로, 투자자가 금융회사 등 커버드본드 발행자에 대해서도 소구권을 가지며 발행자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갖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대출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 Backed Securities)이나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 Backed Securities)과 비교해 담보가 보강(기초자산+발행기관)된 것으로 신용리스크가 낮아 일반적인 유동화증권들보다 저리로 발행이 가능하다. 기초자산과 발행기관 모두에 대해 청구권을 가진다는 의미로 ‘이중상환청구권(dual recourse)부 채권’이라고도 한다.
커버드본드는 이미 지난 2014년 4월 근거법이 마련돼 현재까지 총 11.6조원 규모로 발행된 실적이 있으나, △발행액이 크지 않고 △만기도 5년물 위주로 구성돼 시장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불규칙한 발행량과 시가평가 등 제도기반이 미약함에 따라 투자수요도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는 주택금융공사의 정책자원 여력을 민간 금융회사 장기·고정금리 모기지 개선 지원에 활용하고자 ‘은행 발행 커버드본드에 대한 지급보증서비스’를 개시하고 발행 및 투자 유인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 완화 목적의 장기고정금리상품 확대를 위한 구조개선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이번의 지급보증서비스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고정금리 대출 확대방안’의 후속조치로 △커버드본드 발행자인 은행은 발행금리를 낮추고 △투자자는 더 안전하고 적은 자본비용이 소요되는 장기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대해 주택금융공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가령, AAA등급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를 주택금융공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경우 동일 만기 타은행채에 비해 5~21bp(1bp=0.01%p) 정도 발행금리가 인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급보증을 통한 조달금리 인하분은 장기고정금리 상품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대출)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주택금융공사는 ‘커버드본드 재유동화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이 주담대를 기초로 발행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 등을 주택금융공사가 직접 매입해 자기신탁을 통해 유동화증권을 발행·매각함으로써 은행의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매각을 용이하게 해 6억 이상 주택에 대한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공급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금번 지급보증서비스 출시에 맞춰 커버드본드 발행 및 투자 금융기관에 대한 유인책도 마련했다. 먼저 발행 측면에서는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 발행 시 조달한 자금을 해당 은행 원화예수금의 1% 범위 내에서 대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원화예대율 산정시 원화예수금 인정한도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고, △커버드본드 발행·공시 관련 자료를 전산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통합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현재 은행, 보험사가 보유하는 주택금융공사 보증 커버드본드에 투자시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명확하지 않은데 이를 개선해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커버드본드에 대해서는 ‘신용위험액=0’로 명확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보증자산을 보유한 은행 등은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커버드본드의 시가평가기준수익률 정보(시가평가테이블)를 공시해 투자정보 접근성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독려하는 방향성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고정금리 상품 확대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으로, 오히려 커버드본드는 그 자체로 안정성이 높고 충분한 수요 확보와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함으로써 발행금리를 상당히 낮출 수 있으므로, 금리인하기에도 소비자에게 변동금리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의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시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