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금리인하 본격화되면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QT 가능
연준의 긴급 유동성 지원은 현재 BTFP가 거의 대부분 차지
연준의 QT 진행중이고 BTFP의 종료 가까울수록 은행들은
예금 이외의 경로를 통해 지급준비금을 조달할 가능성 높아
[이코노미21 양영빈] 9월 4일 연준 대차대조표가 발표되면서 지난 8월의 연준 양적긴축(QT)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연준은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시작한 이후 매달 꾸준히 보유한 국채와 MBS를 줄여 나가고 있다. 다음은 9월 4일까지 연준의 국채와 MBS의 보유 규모 추이다.
MBS는 4100억달러, 국채는 1조4100억달러 감소해 전부 1조8200억달러가 감소했다. 연준의 국채 감소는 매달 원래는 600억달러였지만 지난 6월부터 250억달러로 한도를 축소했다. MBS는 여전히 매달 한도가 350억달러다. 다음은 연준의 매달 QT 결과다.
국채는 목표량을 대체로 잘 맞추고 있지만 MBS는 목표량인 매달 350억달러에 많이 못 미친다. 연준은 QT를 할 때 보유한 국채나 MBS를 능동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이 아니다. 연준의 QT는 보유한 국채나 MBS의 만기가 돌아오면 만기정산(Redemptions)을 하는 수동적 방식이므로 증권을 발행한 주체가 조기 정산을 하지 않는다면 만기정산 금액을 초과할 수가 없는 구조다.
특히 MBS는 금리가 낮을 때 발행한 주택모기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지금처럼 고금리 환경에서는 조기 정산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MBS는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된다면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QT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연준은 MBS 조기정산이 350억달러를 초과할 경우에 대비해 초과분만큼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MBS 조기정산이 400억달러가 됐다면 이중 350억달러는 QT에 사용하고 나머지 50억달러는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BTFP와 재할인 창구
2023년 3월 은행위기로 연준은 시중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주요 자금 공급 경로는 BTFP와 재할인 창구였다. 다음은 2023년 3월 이후 BTFP, 재할인 창구, 브리지 뱅크 대출 잔고다.
브리지 뱅크 대출(파란색)은 문제가 됐던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에 지원한 대출이며 이것은 2023년말에 전액 상환됐다. 재할인 창구(빨간색) 역시 2023년 3월에는 컸지만 현재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연준의 긴급 유동성 지원은 현재 BTFP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BTFP 최종 만기는 내년 3월이다.
BTFP가 인기를 끈 것은 첫째, 재할인 창구처럼 지역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흔적을 남기지 않아 낙인효과(Stigma effect)가 거의 없었다는 것과 둘째, 조달 금리가 가장 저렴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BTFP 지원은 처음에는 계약을 갱신하는데 어떠한 불이익도 없었다. 따라서 현재 BTFP가 매우 느린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이미 2023년 3월 이전에 많은 은행들이 만기 1년으로 BTFP 계약 갱신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것은 BTFP가 내년 3월 최종 만기에 일시적으로 1000억달러 정도가 만기도래할 수 있어 연준의 지급준비금이 그 만큼 순간적으로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은행들이 BTFP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다른 어떠한 창구보다 금리가 낮고 1000억달러의 유동성(지급준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BTFP를 통해 확보한 지급준비금은 앞으로 있을 충격에 대비해 완충 작용을 해주는 예비비 성격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예금주들은 제일 먼저 다른 건실한 은행으로 예금을 옮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보유한 예금(부채)과 지급준비금(자산)을 같이 이체하게 되는데 지급준비금이 모자라면 실리콘밸리뱅크 같은 사태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BTFP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은행들은 내년 3월 만기까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레포시장, FHLB 등을 통해 지급준비금을 확보할 것이다.
다음은 은행이 예금 이외의 경로로 자금을 조달한 것을 보여준다.
2022년 대비해 많이 늘었지만 그 동안 규모가 커진 은행의 자산에 대비해서 본 비율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다음은 은행의 전체 자산대비 예금 이외 자금 조달 비율이다.
2023년 은행 위기를 겪으면서 거의 두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2020년 초반보다 작은 수준이다. 2020년 초반 이후 이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연준의 대규모 QT로 인해 은행에 지급준비금이 넘쳐나던 시기였다. 지급준비금은 오히려 이자를 지급하므로(물론 당시 지급준비금 금리는 0%였던 적이 많았다) 예금 이외의 경로를 통해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조달할 필요가 적었다.
연준이 QT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고 BTFP의 종료가 가까울수록 은행들은 예금 이외의 경로를 통해 지급준비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취약한 은행들의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