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원도 횡성군에서 평창군으로 넘어가면 가장 먼저 ‘Happy700’이라고 쓰인 대형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Happy700은 해발 700미터에서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는 뜻으로 평창군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군 지역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넓은 평창군은 대부분 지역이 해발고도 600~750미터인 고원지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이 지역에는 용평, 보광휘닉스파크, 성우 등 대형 리조트가 밀집해 있어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여름에도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여름에 평창지역을 찾으면 뇌운계곡, 금당계곡 등 1급수 하천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영동고속도로를 잠시 타고 대관령을 넘으면 동해바다에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은 고급민박인 펜션이 가장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1990년대 말부터 하나둘씩 펜션이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600개가 넘는 펜션이 운영되고 있다.
개인이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운영하는 ‘개별형 펜션’이 있는가 하면 100여가구에 달하는 단지형 펜션도 있다.
지금도 지역 곳곳에서는 펜션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분양중인 단지형 펜션도 10여개에 달한다.
더구나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 나서면서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4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지실사단이 다녀간 이후 대형 리조트 개발, 외국인 투자자 유치 등 개발과 관련한 이야기가 무성하다.
동계올림픽과 펜션으로 인구 4만7천명의 조용한 시골동네인 평창군 부동산 시장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대형리조트 밀집…600개 넘는 펜션 영업
최근 평창군청에서 가장 바쁜 부서는 지역개발과 관련한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역도시과’다.
지역도시과는 하루 종일 설계도면을 들고 서성이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올해 평창군에서 처리한 인허가 건수는 170건이다.
현재 인허가가 진행중인 건수도 80여건에 달한다.
주변지역에 비하면 5배가 넘는 수치다.
지역의 개발업자들은 인허가 처리가 늦다고 아우성이고, 담당 공무원은 늘어나는 업무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한 개발업자는 “수도권지역에서도 인허가 첫 단계인 토지 측량이 보름이면 끝나는데 평창에서는 한달이 넘게 걸린다”고 불평한다.
이에 대해 평창군청 인허가 담당자는 “처리가 늦어진 데는 인허가 건수가 증가한데다 올해 1월부터 국토의 계획 이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평창군은 늘어나는 개발업무에 대처하기 위해 인허가 담당 공무원을 두배로 늘렸다.
인허가 신청건수의 70% 정도는 펜션을 짓는 것이 목적이다.
나머지는 무엇일까? 평창군청에서는 30% 정도는 땅을 되팔 목적으로 인허가를 신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투기 수요도 많다는 이야기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평창군은 2001년 이후 매년 30% 정도 토지거래가 증가했다.
펜션은 주로 보광휘닉스파크, 용평, 성우 등 대형 리조트 주변과 흥정계곡, 금당계곡, 뇌운계곡 등 계곡을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보광휘닉스파크 김상주 팀장은 “리조트 주변 펜션 객실이 1천여실에 달해 보광휘닉스에서 보유한 호텔, 콘도, 호스텔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리조트 입장에서는 펜션이 들어서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김 팀장은 “겨울철 성수기에는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며 “펜션과 리조트는 경쟁관계라기보다는 공존관계”라고 밝혔다.
보광휘닉스도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2004년 12월 완공을 목표를 440실 규모의 콘도를 건설중이다.
보광휘닉스 주변지역은 흥정계곡을 비롯해 허브나라, 효석문화마을, 평창무이예술관 등 관광자원이 풍부해 평창군 내에서도 펜션 요지로 꼽힌다.
덕분에 이 지역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인 명지공인 어기수 대표는 “영동고속도로 면온IC에서 휘닉스파크로 가는 길 주변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80만~100만원을 안 주면 못 산다”고 밝혔다.
흥정계곡 주변 펜션이 들어설 수 있는 땅도 거래가격이 25만~30만원선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 지역에서 펜션 개발이 가능한 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격이 2배에서 최고 5배까지 올랐다”고 전한다.
올림픽 유치 바람이 불면서 그나마 땅을 내놓았던 사람들도 잘 팔려고 하지 않는 실정이다.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개인 매물로 나왔던 땅들이 거의 소진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기존 매물도 회수해 가는 추세에 있다.
올 들어 펜션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휘닉스파크와 효석문화마을 사이에 있는 무이리 주변 땅이다.
휘닉스파크 주변과 흥정계곡은 이미 펜션 개발이 포화상태이고, 땅을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이리는 평당 거래가격이 15만원 내외로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금당계곡과 뇌운계곡도 펜션 부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평당 거래가격은 10만~20만원선이다.
올림픽 열기 뜨거운 횡계지역 땅값 들썩
용평리조트가 있는 평창군 도합면 일대 횡계지역은 동계올림픽으로 가장 술렁이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주선수촌, 미디어센터 등이 들어설 지역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횡계는 평창군에서 가장 발달한 지역이기도 하다.
용평리조트는 보광휘닉스나 성우리조트보다 3~4배 정도 크기 때문이다.
횡계 시내에는 수도권에서나 볼 수 있는 20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지금도 용평리조트 주변 횡계리에서는 평당 분양가가 400만원 수준인 아파트 74세대가 분양중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주로 서울 사람들이 별장으로 사용하려고 분양받는다”고 전한다.
펜션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단지형 펜션인 ‘하이디마을’은 올해 5월초 분양을 시작한 지 불과 3일 만에 30가구 분양을 마쳤다.
조만간 50가구를 추가로 분양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는 하이디 마을을 포함해 단지형 펜션 세곳이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펜션도 30여곳 정도 있다.
한편 풍림산업은 도합면 용산리에 180실 규모로 콘도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만 이 지역은 보광휘닉스파크 주변지역에 비해 펜션이 적은 편이다.
보광휘닉스보다 서울에서 30분 정도 더 동쪽으로 떨어져 있고 주변에 계곡이 별로 없어 여름 성수기에 약하기 때문이다.
한편 횡계지역은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으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지역이다.
대형 리조트를 비롯해 2만명을 수용하는 아파트 단지, 외국인 투자 등 들리는 소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횡계지역 지도를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할 정도다.
지역주민들은 특히 용평리조트의 주인이 쌍용에서 세계일보사(통일교 재단)로 바뀌면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믿고 있다.
통일교 재단은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개발에 관한 소문의 진원지는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다.
유치위원회는 지난 4월 IOC 현지 실사단에게 올림픽 유치계획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
소문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령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세계 300개 호텔 체인망을 보유한 미국 라킨타가 호텔 신축과 관련해 평창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 리조트와 아파트 단지는 올림픽 주선수촌과 메인경기장 시설투자 계획과 관련된 이야기다.
유치위원회가 IOC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횡계지역에는 드래곤밸리와 피스밸리가 조성돼 올림픽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다.
드래곤밸리는 기존 용평리조트 시설을 확장, 보완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1800세대 규모의 주선수촌과 200실 규모의 IOC 호텔이 들어서며 알파인스키 종목을 치르게 된다.
피스밸리는 용평리조트보다 훨씬 큰 규모로 도합면 수하리, 용산리 일대에 조성되며 동계올림픽 메인경기장 역할을 하게 된다.
피스밸리에는 스키장 점프장을 비롯해 노르딕,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퀄링 경기장 등 경기시설을 비롯해 미디어센터가 들어선다.
미디어센터에는 방송중계시설뿐만 아니라 3천여실 규모의 미디어빌리지가 조성된다.
유치위원회는 올림픽이 끝나면 미디어빌리지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계획이 나돌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횡계시내 땅값은 100만~150만원까지 올랐고, 용평리조트 주변 개발이 가능한 땅도 30만~50만원을 줘야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횡계지역은 땅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적으로 30% 이상 올랐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은 비단 횡계지역뿐만 아니라 평창군지역 전체 땅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보광휘닉스나 성우리조트도 올림픽이 유치되면 새로운 경기장 시설과 숙박시설 투자를 하게 된다.
또한 경기장을 연결하는 도로는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며 2020년으로 잡혀 있던 원주~강릉간 복선철도 완공시기도 2009년으로 앞당겨진다.
평창군은 개발 가능지역을 중심으로 주변지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봉평면 무이리와 면온리, 횡계지역 일대, 흥정계곡, 금당계곡 등을 중심으로 최근 몇년간 평균 2배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 유치하면 지역개발 10년 앞당겨
2010년 올림픽 개최지는 올 7월2일 평창, 캐나다 밴쿠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가운데 한곳으로 최종 결정된다.
평창지역 주민들은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 지역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에 따라 횡계지역 주민대표 100명은 IOC 총회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올림픽 유치전을 벌이기 위해 개인당 300만원을 모아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도 했다.
용평리조트를 인수한 통일교 재단도 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용평리조트 관계자는 “통일교 재단은 각국 유력인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힘있는 조직”이라며 “이들이 전세계 조직을 활용해 각국 IOC 위원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발사업을 벌이기 위해 모여든 투자자들도 올림픽 유치로 ‘대박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지금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5월2일 발표된 IOC 평가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평창은 숙박시설이 부족하고 정선군에 들어서는 중봉 활강경기장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밴쿠버는 별다른 약점 없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지적사항은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며 유치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김승우 부장은 “현지실사 이전에는 ‘2강 1약’으로 평창이 뒤지고 있었지만 평가결과가 나온 뒤 ‘3중 구도’로 전환됐다”며 “특히 북한의 적극적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유치는 평창군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이 급격히 상승한 데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한몫했다.
유치에 성공해 올림픽 준비계획이 실행되면 평창군에는 개발 붐이 일어날 것이다.
땅값도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가능성이 많다.
반면 유치에 실패해 준비계획이 백지화하면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꺾일 것이다.
땅값은 단기적으로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평창군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건 아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레저, 휴양지로서 평창군은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땅값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평창은 서울에서 2시간30분이면 접근이 가능하고 강릉까지는 30분 거리다.
강원도에서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될수록 평창군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레저, 휴양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혁승 평창군수 인터뷰 권혁승 평창군수는 7월2일 2010년 동계올림픽 최종결정을 앞두고 대학입학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과 같은 심정이다. 그는 “올림픽 유치를 통해 평창군은 스포츠, 레저, 관광 등 종합휴양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밴쿠버 등 경쟁지역과 비교해 평창군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평창군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다른 경쟁도시에 비해 지역 주민의 유치열기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주민 97% 이상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둘째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올림픽 정신인 평화올림픽을 실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창은 모든 경기를 한시간 이내의 경기장에서 치를 수 있다. 동계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밴쿠버와 잘츠부르크를 가봤는데 모든 경기장이 한시간 거리에 밀집해 있는 곳은 평창밖에 없었다. 단점으로는 숙박시설인데 선수숙소는 준비과정에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관중수용을 위한 숙박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평창지역에는 펜션 등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 발전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관내 펜션 가운데 외지인이 운영하는 펜션은 70%, 평창주민이 운영하는 펜션은 30%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군 차원에서는 펜션 지원보다는 순수한 평창군민이 운영할 수 있는 농촌민박 지원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 2009년까지 매년 농촌민박 건설비로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외지인이 펜션을 운영하는 경우 주소지를 평창군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평창군의 가장 큰 재산은 쾌적한 환경인 만큼 펜션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환경을 망치는 행위는 최대한 막을 생각이다. 때문에 인허가도 신중하게 처리하도록 실무부서에 지시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평창지역에는 호텔, 아파트, 대형 리조트 등 개발 청사진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 유치를 통해 평창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는지. 올림픽 유치를 통해 교통망 등 평창지역 인프라는 10년 이상 앞당겨 구축되는 등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의 경제효과는 국가적으로 볼 때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평창군은 올림픽 유치를 통해 스포츠, 레저, 관광 등 종합휴양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창군은 은퇴한 사람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대규모 실버타운을 조성할 계획은 없는지. 대규모 실버타운을 조성하면 현지인과 실버타운에 사는 외지인 사이에 조화를 꾀하기가 힘들 것이다. 은퇴자들이 모여사는 동네를 만드는 것보다는 지역주민들과 어울려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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