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립티즈>(Striptease)가 바로 그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소문만 무성했지 흥행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데미 무어가 아무리 벗어봤자 “안 되는 영화는 안 된다”는 냉철한 교훈을 남긴 채 막을 내린 것이다.
우리가 흔히 ‘스트립쇼’라고 부르는 행위가 바로 스트립티즈이다.
따라서 스트리퍼에 해당하는 말은 ‘스트립티저’(Stripteaser)가 된다.
본질적으로 스트립쇼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천천히 애를 태우며 약 올리듯 하나씩 옷을 벗는 것이다.
이는 티즈라는 말의 뜻에서 비롯됐다.
티즈(Tease)는 집적거리며 애태운다는 의미이다.
광고에서도 바로 이런 속성을 이용한다.
티저 광고라고 부르는 이 유형은 주로 초기 신제품 광고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 밝히지 않고 숨기면서 나중에서야 전부를 보여주는 전략을 택한다.
여성 포털 사이트 ‘마이클럽’이나 두루넷의 ‘코리아닷컴’, 그리고 최근의 SK ‘준’ 등의 광고가 이런 유형에 속한다.
가장 최근의 티저 광고 중 화제가 됐던 것은 역시 ‘M’이다.
자동차 시동을 거는 장면, 비행기 화장실의 베이비 부스 장면, 레스토랑 상황 등 모두 3편의 TV광고를 만들어 약을 올리듯 “M도 없으면서 쯧쯧”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광고의 주인공은 바로 현대카드이다.
현대카드는 별도의 사이트 www.whatis-m.com까지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과연 M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다.
“떠나라, 누려라, 따져라” 등으로 인기를 모으던 현대카드가 왜 ‘M’을 키워드로 새로운 광고를 시작한 것일까. 사실 요즘 카드회사들의 어려운 처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유명 광고라도 실제적인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광고주를 고민에 빠뜨리게 하고 마는 것이다.
심기일전 새롭게 일어나고자 기획된 이번 캠페인은 광고회사까지 바꿔가며 재기를 노린 것으로 앞으로의 성과를 지켜 볼 일이다.
결국 다 벗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스트립티저에 대한 반응처럼 티저 광고도 결말을 알고 나면 별 거 아니라는 반응이 더 많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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