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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P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 엠피오
MP3P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 엠피오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4.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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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웨이,‘엠피오’세계시장서우뚝…예스컴인수로코스닥입성뒤이목집중

‘MP3’이란말조차낯설었던1998년무렵,휴대용디지털오디오기기를만들어보겠다고나선이가있었다.
시작은미약했다.
외환위기탓에일자리를잃은옛직장후배들을모아번듯한사업을시작하려했다.
그런데웬걸!초기자본금이‘고작’2억원이라니….종잣돈이나마련할요량으로시작한것이MP3플레이어제작사업이었다.


처음엔제품을개발해돈이나몇푼받고옛직장에통째로넘겨주는조건이었다.
그런데제품을만들면서슬슬욕심이생겼다.
옛직장담당자와몇달을싸운끝에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제품을공급하기로합의를봤다.
이렇게탄생한것이삼성전자의대표적MP3플레이어‘옙’(yepp)의1세대모델이다.
종잣돈마련차시작한이일은그뒤평생의업이됐다.


우중구(43)디지탈웨이www.mpio.co.kr사장얘기다.
그는이른바‘MP31세대’다.
98년7월디지탈웨이를설립해삼성전자에OEM방식으로MP3플레이어를공급해오다,2001년부터‘엠피오’란독자브랜드를선보이며지금에이르렀다.
비슷한무렵MP3플레이어제작사업을시작했던몇몇업체가운데아직도남아있는곳은디지탈웨이가유일하다.


디지탈웨이는최근코스닥등록기업‘예스컴’을인수하면서코스닥에입성했다.
예스컴의회사명도엠피오로바뀌었다.
두회사모두우중구사장이대표이사를맡는다.
‘아이리버’로유명한레인콤이나‘아이오디오’의거원시스템에이어또다른MP3플레이어제조사가투자자들의관심종목으로떠오른것이다.
‘엠피오’가국내에선다소생소한브랜드이기에더욱그렇다.
해외서 더 유명…‘아이리버’와 어깨 나란히 사실 ‘엠피오’ 브랜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유명하다.
미국 NPD그룹이 올해 3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엠피오’는 전 세계 MP3플레이어시장의 8%를 점유하며 5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업체로선 8.5%의 점유율로 세계 4위에 올라서 있는 아이리버와 간발의 차이로 다투고 있는 모양새다.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국내 업체는 아이리버, 엠피오, 삼성전자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우중구 사장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그는 “처음부터 MP3플레이어는 로컬 비즈니스가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한국이 세계 경제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수에 불과한 만큼, 내수시장도 커봤자 10% 미만일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언젠가는 휴대폰이 MP3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해 올 것”이라는 예측도 한몫했다.
‘까짓 거 처음부터 큰 물에서 시작하자’는 오기가 발동했다.
우 사장은 일본과 유럽, 미국과 캐나다 등을 잇따라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과 일본, 유럽에선 지난해부터 꾸준히 8~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5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선 해마다 시장점유율 40%선을 유지하며 1위를 굳히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하드디스크나 CD플레이어가 아닌 플래시 메모리방식에선 아이리버와 1, 2위를 다투며 세계 일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디지탈웨이의 전체 매출액 630억원 가운데 95%를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100억원에 이른다.
기업공개(IPO)방식이 아닌, 코스닥 등록 업체 인수를 통한 ‘우회 상장’도 나름의 계산이 깔린 결과였다.
우중구 사장은 “주가가 바닥을 기는 올해처럼 인수합병(M&A)에 좋은 시기가 없다”며 “직접 IPO에 들어가는 것보다 M&A가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예스컴은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가 총액이 670억원에 이르렀지만, 우중구 사장은 90억원에 예스컴을 인수했다.
“M&A 소식이 알려지면서 예스컴은 주가가 오르고 조직 개편의 기회도 잡았으며, 디지탈웨이도 빠른 시간에 상장효과를 봤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라는 것이다.
옛 예스컴이 상반기에 매출이 집중된 데 반해, 디지탈웨이는 하반기에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도 일종의 시너지효과다.
콜센터 구축 업체였던 예스컴은 이번 M&A를 계기로 ‘엠피오’ 제품의 마케팅과 판매 등에 주력하는 MP3플레이어 전문 업체 엠피오로 본격 거듭날 조짐이다.
동시에 디지탈웨이는 제품 개발에만 주력할 예정이다.
무리하게 조직에 메스를 들이대지 않고도 개발과 생산, 상품화와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게 된 것이다.
개발-제품화 분리, 전문성 갖춰 이 때문에 디지탈웨이-엠피오는 종종 레인콤-아이리버의 관계와 비교된다.
둘 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MP3플레이어 전문 업체로, 개발과 제품화를 분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중구 사장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엠피오와 아이리버는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아이리버는 다양한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대량 매출을 올리는 ‘소니식 모델’을 지향하지만, 엠피오는 휴대용 오디오 제품 하나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려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쏟아내는 광고보다는 전문 잡지를 통한 리뷰나 마니아층을 겨냥한 정보 제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MP3P는 아직도 커가는 시장” 엠피오가 제품의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에 투자를 많이 하는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술개발이 먼저 이뤄지고 그에 따라 제품 모양이 결정되는 지금의 산업구조가 기형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중구 사장은 “패션산업의 핵심은 원단이 아니라 디자인이듯, 디지털 시대의 디바이스산업도 사용자 인터페이스(GUI)가 곧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우중구 사장이 전체 직원의 10%를 디자이너로 채운 이유다.
주위에서 그를 ‘디지털 스타일리스트’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국내 MP3플레이어시장이 과열 경쟁으로 인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중구 사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반박한다.
한국은 이미 성숙한 시장이지만, 90%에 이르는 나머지 시장은 이제부터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한 발 더 나아가, 우중구 사장은 “국내에선 MP3플레이어를 벤처기업에 적합한 아이템 정도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지금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디지털 기기가 몇 개나 되겠습니까.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 휴대용 오디오 기기 정도입니다.
국내에서 인기 있다는 디지털 카메라가 1년에 50만대 정도 팔리는데요. MP3플레이어는 200만대씩 팔려나가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MP3플레이어는 매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진열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빠지지 않고 꼭 진열돼 있는 것이 애플, 아이리버, 엠피오 제품입니다.
국내 업체들의 이런 활약이 국내에선 너무 과소평가돼 있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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