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과 판박이처럼 재현되는 막대한 쌍둥이 적자 가운데 경상적자를 일컫는 말이다.
경상적자 해소를 위해 미국은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고 또 부추기고 있다.
지난 주말 원/달러 환율은 결국 1040원대에 들어섰다.
이날 외국계 은행은 내년 2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대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의 미국채 보유 비중이 줄었다는 뉴스가 엔화와 원화의 절상 속도를 가파르게 했다.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대외 적자가 다른 나라의 대외 흑자로 나타나는 불균형이 과거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미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는 ‘외국이 미국의 경상적자를 메울 수 있는 자금을 언제까지 빌려줄 것인가’이며, 결국 금리 인상이 필요함을 그는 역설하고 있다.
즉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달러화 자산의 투자 메리트는 감소할 것이며, 만일 경상적자만큼의 부족한 자금이 해외로부터 유입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소비나 투자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다시 대미 수출 국가의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린스펀은 금리 인상이 당분간 더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고 시그널을 준 것이다.
사실 지난 11월의 금리 인상 이후, 상당 기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많이 나타났다.
이는 그린스펀의 의도와 다른 것이다.
사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발생압력이 높아진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오름세가 빠르진 않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라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
85년 플라자 합의 때에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금리 인하가 가능했다.
하지만 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나기 시작하는 86년 말부터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금리 상승이 나타났다.
문제는 그 시기에 일본이나 독일은 금리 인상을 시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내수 부양을 통한 수입 확대를 밀어붙이는 미국의 요구 때문이었다.
이는 결국 버블을 만들어냈고 일본과 독일은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지난 8월과 11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큼 내수부문이 부진한 상황이다.
미국은 금리 인상을 지속하지만 우리는 내년까지도 금리 인하를 해야 할 입장에 있다.
중국도 만만한 입장은 아니다.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각국의 비난과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많은 분석가들은 중국도 결국 내년에는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있었던 만큼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위안화 절상 압력은 고스란히 원화와 엔화로 전이된다.
원화 절상 압력이 높으면 내수 부양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통화정책은 보다 완화적으로 흘러간다.
유동성은 더욱 풍성해지고 이는 결국 경기 회복 시기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초기 인플레이션은 주가에 우호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내년 2분기가 경기 바닥이 될 것이고 또 지금은 경기의 본격적인 하강 국면이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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