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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변해야경제가산다3]중소기업은 은행의 새로운 성장 기반
[은행이변해야경제가산다3]중소기업은 은행의 새로운 성장 기반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5.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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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순서>중소은행과중소기업을함께키운다

미국내한인은행들,미국정부의중기육성정책활용해연20%대성장률보여

미국내한인은행들이고성장산업의신화를바꾸고있다.
미주<중앙일보>는미국내9개한인은행의2004년실적을분석한결과9개한인은행의지난해말기준자산규모합계는83억602만달러로2003년의68억5866만달러보다21%늘어난것으로나타났다고밝혔다.
또예금과대출규모는모두합해63억달러를기록해은행마다10~20%의성장을보였다.


특히미국에서2001년이후신설된한인은행들은창립3년안팎의기간에모두자산1억달러,우리돈으로1천억원규모로성장했다.
이들3개신설은행의영업실적은한해평균60~100%의초고속성장세를보였다.
지난해말기준총자산은2001년세워진유니티은행이1억3768만달러,2003년설립된태평양은행이1억2230만달러,2002년세워진미래은행이1억1171만달러를기록했다.
순이익은유니티은행이가장높아134만달러를,태평양은행은107만달러를,미래은행은96만달러를올렸다.


한인사회에서은행업이고성장사업이라는인식이퍼지면서올해도벌써2개은행이투자자를모집하고기존은행의핵심인력을스카우트하는등설립을준비하고있다.
동부의한한인은행장은“미국에서은행사업이돈이된다는것은교포사회에잘알려져있다”며“예를들어나라은행은2004년까지5년동안주가가5배가올랐다”고전했다.


1999년이후한인은행의총자산증가율은미국은행전체평균은물론지역은행평균,심지어경제규모가한인사회보다큰중국계은행보다도높은추세를유지하고있다.
특히2003년엔전체평균보다3배정도높은성장세를누렸다(그래프참조).

한인은행사업대출비중90%육박

하지만예금은행업자체는300년역사를지닌,성장기를지난산업이다.
실제로96년이후미국은행의총자산증가율은-40%에서20%사이를오갔다.
그런데도유독한인은행만초고속성장세를보이고있는비결은뭘까?미래은행의한간부는“한인은행이대개그렇듯미래은행성장의기반도소사업(SmallBusiness)대출”라고말한다.


그래프(미국내은행의사업대출비율)에서볼수있듯한인은행의사업대출비중은90%에육박한다.
전체은행평균의2.5배에이르는높은비중이다.
2003년부터2년여간미국내한인사회의소기업과한인은행의성장요인을분석했던안현효이화여대사회생활학과교수는“한인은행이좋은경영성과를낸근본적인이유는사업대출의비중이중국계뿐만아니라전체은행의비중보다압도적으로높은수준이라는점에기인한다”고분석한다.


한인은행의주고객인한인기업들은연매출30만달러안팎의소기업들이대부분이다.
97년미국경제조사(EconomicCensus)에따르면미국내한국계의기업수는13만5천여개로,회사당매출은연34만달러정도된다.
미국에선연매출이400만달러이하면대체로중소기업으로분류돼미국중소기업청의대출을받을수있다.
한인은행급성장의‘진짜’비결은바로여기에숨어있다.


미국 중소기업청(SBA)이 최근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자. LA카운티에서 2004년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집행된 SBA 보증융자 중 금액 기준으로 30.5%가 한인은행에서 이뤄졌다.
융자 건수로 보면 전체 1182건 중 295건, 즉 전체 중 25%가 한인은행에서 집행됐다.
은행수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은행 중 2.8%밖에 되지 않는 한인은행이 미국 정부가 제공한 중소기업 신용보증의 25~30%를 가져간 것이다.
SBA 보증이 은행 자산 회전율 높여줘 SBA 융자는 은행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가령 한 고객이 100만달러를 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이 중 70%, 70만달러를 SBA의 보증을 얻었다면 은행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준 즉시 SBA 보증 부분을 다른 금융기관에 팔 수 있다.
그러면 상대 금융기관은 장기간 동안 높은 금리의 이자 소득을 얻을 수 있고, 은행은 대출해 준 돈의 70%를 바로 회수해 다른 대출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SBA 보증이 은행의 자산 회전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한인은행이 SBA 융자를 시작한 것은 88년 말. 불과 16년 만에 이 정도로 SBA 융자가 활성화된 주 원인은 은행의 수요 발굴에 있었다.
안 교수는 “90년대 당시 자산 30억달러 이상 대형 은행은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하며 소사업 대출 수요를 등한시한 반면 한인은행들은 이러한 틈새시장을 잘 발굴했다”고 평가한다.
한미, 나라, 미래 일부 한인은행들은 SBA 대출 신청건을 자체 승인할 수 있는 PLP(Preferred Lender Program) 자격을 따내 직접 신용보증 승인업무까지 보고 있다.
지역재투자법(CRA)이 제대로 발동되지 않던 그 당시만 해도 저신용의 소사업자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은행은 많지 않았다.
한 한인은행장은 “한인들이 대개 일반은행에선 신용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저신용자에게 대출해 주려면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해서 일반 은행은 이들을 기피하곤 했다”고 회상한다.
그래서 한인은행들은 저신용의 한인들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대신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받았다.
이 행장은 “그러나 우리는 고객의 성향을 이미 알았고 고객도 한인사회 속에서 사회적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 연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실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SBA를 받기 위한 복잡한 금융 업무를 한국어로 서비스한 것도 주효했다.
결과적으로 SBA 융자의 활성화는 소사업, 소매판매업에 집중된 한인 경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에 이바지했다.
동네의 소매상점, 세탁소, 봉제업체 수준이던 한인의 소사업체의 업종은 도매업체, 호텔체인, 제조업 등 다변화, 대형화되고 있다.
미국 중소기업청이 제공하는 신용보증은 한국의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도 한다.
대출금에 대한 최고 보증한도도 85%로 미국보다 높고, 지금까지 보증해 준 금액도 미국보다 많다.
미국 주류 은행과 달리 한국의 주류 은행들은 지역 은행, 서민금융기관 못잖게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래도 국내 대출시장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기업까지 합해 46%밖에 되지 않는다.
은행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우려 섞인 분석보고서를 내곤 한다.
국내 은행들은 한인은행과 뭐가 다른 걸까? “우리도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늘리고 싶어요.” 한 중소기업금융 담당 간부가 말한다.
“담보대출이 능사가 아니라는 건 은행도 압니다.
그런데 신용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처지일 뿐이죠.” 다른 은행의 중소기업금융 담당 간부는 바깥으로 보이는 것 말고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보자고 말한다.
“한국에선 소기업 대출에 거래비용이 많이 들어요. 은행 검사 시스템 면에서도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 그의 논리는 이렇다.
은행이 소기업에게 얼마의 대출을 줄 것인가 결정하려면 해당기업의 신용을 평가해야 한다.
특히 자행과 거래가 없었던 소기업들에 대해선 쌓인 신용이 없기 때문에 신용평가기관 등 제3자 기관을 통해 신용을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개인, 기업 신용평가기관에서 주는 정보는 아직 연체 등 네거티브 정보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반쪽 정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도 문제가 있다.
많은 소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려고 세무보고서 위주로 재무제표를 짜는 관행이 있다.
이렇게 되면 신고소득이 적어져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다.
은행 검사 시스템도 한국과 미국이 다르다.
한국의 은행은 검사실에서 자체 검사를 받고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다.
외부 회계법인의 검사와 감독당국의 검사를 받는 미국 은행들은 지점에서 대출이 일어나는 단계에서부터 신용평가를 철저히 한다.
아무래도 자체 검사를 받는 한국의 은행보다는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은행들은 담보나 보증이 있는 대출을 신용대출보다 선호하게 된다.
은행에 소기업 대출의 인센티브 줘야 그런데 여기 의외의 데이터가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신용보증기관의 신용보증서를 받은 대출의 연체 비율이 은행 자체 심사로 제공된 신용대출이나 보증대출보다 높은 것이다.
모 시중 은행의 담보별 연체 비율을 보면 2004년 부동산 담보대출은 2.43~3.37%,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 담보대출은 2.37~3.14%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반면 은행의 자체 신용이나 여타 보증인을 내세운 담보대출의 경우엔 1.51~1.92%의 연체율을 유지했다.
한 은행의 중소기업금융 담당자는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 담보대출은 어차피 신용보증서를 내주는 승인 주체가 신용보증기관”이라며 “최악의 경우 부실이 일어나더라도 대출금의 85%는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신용 심사를 덜 엄격하게 한다”고 전한다.
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담당자들이 직접 말하는 소기업금융 육성책은 크게 2가지다.
첫째, 신용보증서 담보 대출 회수율이 좋은 은행에 신용보증대출 승인권을 위탁하는 미국 SBA식 제도를 도입하는 것. 이것은 은행이 스스로 소기업 신용대출을 잘하고자 노력하게 만드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단다.
둘째, 중소기업들이 회계 기준에 맞는 재무제표를 만들고 은행이 그에 따라 대출하도록 금융당국이 감독 기준을 일괄적으로 정비하고 강화하는 것. 검사, 감독 기준을 은행 스스로 정비하도록 하면 은행들은 자기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어 다른 은행에게 뺏길까 봐 서로 눈치만 보다 정비를 하지 못하게 된단다.
미국의 한인은행이 관계금융의 관습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몇몇 한인은행이 미국 연방예금공사(FDIC)의 철저한 감독으로 제재를 받은 이후부터였다.
또 한인은행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게 된 것은 신용 평가 위주의 대출문화가 확립돼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신용지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였다.
이것이 저성장 산업에서 고성장 기업이 탄생한 진짜 비결이었다.
*표/한국과 미국의 신용보증제도 비교 구분/한국 신용보증기금/미국 중소기업청의 7(a)대출 보증비율 최고보증한도/*출연기관 : 85% *비출연기관 : 70~80% *최고한도 : 30억원(2200만달러)/*15만달러 이하 : 최고 85% *15만~100만달러 : 최고 70% 신용보증료율/*기준보증료율 : 중소기업 보증잔액의 1% *기업 신용도, 보증금액, 보증기간에 따라서 0.5%~2% 범위 내 미세조정/*15만달러 이하 : 신용보증액의 2% *15만~70만달러 : 신용보증액의 3% *70만달러 이상 : 신용보증액의 3.5% *보증료에 추가해서 매년 보증잔약의 0.5%를 보증수수료로 징수 대출금리/*채권은행이 자율 결정/*대출만기 7년 이하 : 우대금리+2.25% 이하 *대출만기 7년 이상 : 우대금리+2.75% 이하 신용보증기간/*운전자금대출 위주/*기본적으로 장기 보증 *설비자금 : 최장 25년 *운전자금 : 최장 7년 신용보증대상기업/*모든 업종 중소기업/*모든 업종 중소기업 *소수민족, 여성, 낙후지역 중소기업 특별우대 기타조건/*기대출금 회수를 위한 신규대출 보증금지/*기존부채 상환자금으로 사용금지(경영개선 효과 입증 필요) *필요자금의 20% 자기자본 신용보증 규모/*2003년말 35만2천여개 중소기업 30조8천억원(262억달러) 보증/2003년 46만8천여건, 약 156억달러 대위변제/*2003년 보증잔액 대비 5.4%/*1997년 보증잔액 대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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