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국내외를불문하고거의모든유가전망기관이연간유가전망치를거의2개월마다큰폭으로수정했다.
연초만하더라도대부분의기관이올해유가는WTI기준으로35∼40달러에머물것으로전망했다.
하지만연초42달러로출발한유가는2월말에50달러를넘어섰고,7월초에는도저히불가능해보였던60달러벽마저넘어섰다.
그리고지금은70달러선마저위협하고있는실정이다.
한마디로예상을뛰어넘는거침없는행보가이어지고있는셈이다.
이처럼전문가들의예상이완전히빗나가게된결정적인원인은무엇일까?중국의석유수요증가,산유국의추가생산여력감소,중동의정치적불안,정유시설의차질등등여러가지를지적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이런것들이중요한원인이라고보기는힘들다.
이런요인들이유가상승에일조한것은분명하지만,결정적으로예상치를벗어난요인들은아니었다.
중국석유수요증가나중동불안은이미상수로서취급되고있었다.
오히려문제는미국을중심으로한세계경기예측이었다.
고유가로미국등선진국경기가둔화될것이고,그러면석유수요증가율도둔화돼유가가안정을되찾을것이라는게일반적인예상이었다.
하지만이런예상은완전히빗나가고말았다.
유가가50달러대에머물렀음에도불구하고올해1분기미국성장률은3.8%라는높은수준을기록했다.
유가가60달러대에근접한2분기에도미국경제는예상보다높은3.4%성장률을달성했다.
고유가에도미국경기는꿋꿋이버틴것이다.
다시말해유가전문가들의예상과달리경기를통한유가조정메커니즘이거의작동하지않았다는얘기다.
그럼에도최근들어드디어유가조정메커니즘이작동하기시작하는징후들이나타나고있는사실을눈여겨봐야한다.
좀더적나라하게표현하면고유가때문에세계경제자체에문제가생기기시작하고있는것이다.
우선주요선진국의물가수준이가파르게상승하고있다.
물가상승은투자의위축을가져올수있는금리인상을예고하는것이다.
둘째,고유가로인한경기둔화가능성이강하게제기되고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고유가때문에올해세계경제성장률이0.8%포인트감소할것으로전망했다.
그리고기업의수익성도크게악화되었다는소식이여기저기서들려온다.
이소식역시기업의투자를위축시키는요인이될것이다.
마지막으로고유가의부담을최종소비자들이체감하기시작하는조짐이나타나고있다.
중국에서는석유소비절약을위해안간힘을쓰고있으며석유품귀현상까지나타나고있다.
다른신흥경제들도석유소비를줄이기위한본격적인정책에돌입하고있다.
그렇다면결국70달러가유가의정점이될것인가?몇가지불확실성이남아있지만그럴가능성이큰편이다.
며칠전미국석유연구소(API)는7월미국의석유소비량이전년동월대비3%감소했으며이것은3년만에가장낮은수치라고발표했다.
만약이발표가정확한것이라면조정과정이시작되었다고볼수있다.
반면,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반대로7월석유소비량이0.8%상승했다고집계했다.
이러한상반된통계는정확한판단을유보하게만든다.
아무튼중요한것은유가의정점을결정하는가장중요한요인은세계석유소비의4분의1을차지하는미국의경기이며,미국경기에대한고유가의충격이최근가시화되고있다는사실이다.
1980년2차석유파동당시세계석유수요의급감과유가의하락을불러온유가정점이40달러였는데,이것을현재가치로환산하면약80달러이다.
이제국제유가는그수준에근접해있다.
석유시설을파괴할허리케인이나중동지역테러와같은경제외적변수를제외하고,경제적측면에서만본다면유가의정점은이제그리멀지않은것으로보인다.
하지만이말은슬프게도우리가이제고유가의고통을체감해야할시간이되었음을의미하는것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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